새로운 꽃을 보고자 하는 부푼 마음으로 새벽길을 달려 가본 자생지의 꽃들이 아침햇살을 받고 있다.
꽃들은 이제 막 꽃대를 올리기 시작하였다. 좀 이른 시기에 왔다. 

생각해보면 사진은 진실만을 말하지 않는다. 
개중에 이쁜 놈을 골라 꽃만을 부각시켜놓으니 그럴듯해보이지만 자생지의 형편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어수선하다. 
잘 알려진 자생지인 탓에 이미 많은 분들이 걸음을 하였고 일찍 꽃대를 올린 개체를 찍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은 아직 준비되지 못한 다른 개체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
자생지의 훼손이 심각해보인다.
나 또한 훼손의 행렬에 동참하였음을 부인할 수 없다.

꽃들이 만개할 때까지 출입을 자제한다면 자생지의 훼손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아직 꽃이 덜 피었으니 나중에 다시 오라 한다면 나 또한 어찌 행동할 지 나로서도 장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먼 길을 달려갔는데..
관리소 분들한테 말했더니 고개를 흔든다.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생지를 보호할 적절한 대책이 마련된다면 기꺼이 따를 용의가 있다.
올해만 보고 말거나, 나만 보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나 꽃 참 이쁘다.
볼테기 발그레 달아오른 새악시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