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지의 석곡.
한 시간가량 산길을 타고 가서 나무에 오르고 바위 끝에 매달리는 등 대단히 어려운 자세를 잡아가며 찍었습니다. 
하지만 편안히 보셔도 되겠습니다.

환경부에는 멸종위기 식물로 되어 있지는 않고 희귀 식물로 등재되어 있군요.
하지만 찾아다니는 사람 눈에 띄면 보는 족족 뜯어가 버릴 것이 분명하기에 조만간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대단히 척박한 환경에서 자생하는 것이기에 한번 훼손된 자생지가 다시 복구되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자생지의 석곡을 뜯어다가 집에서 키우고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기왓장에도 얹어놓고 갖은 기교를 부려놓았지만 자생지의 석곡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야생화나 자생난이나 제가 나서 자란 그 자리에서 가장 큰 아름다움과 향기를 발하지 않겠습니까?

석곡의 꽃향기는 매우 진하여 꽤 먼 거리에서도 향기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전혀 맡을 수가 없더군요.
제 코가 고장 난 것인지 애당초 향기가 없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자생지의 석곡, 혹시 보시더라도 뜯어가지 마시고 그 자리에서 보세요.
매년 때를 맞춰 찾아가 잘 있는지 안위도 살피고 꽃도 감상하는 재미가 매우 좋습니다.
그리고 어지간하면 간, 쓸개까지 서로 내어주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면 알려주지 마세요.
소문나는 건 시간문제이고 그러면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맙니다. 

전국의 자생지에서 오래오래 무탈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