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무더운 날씨, 입맛 떨어지고 몸이 쳐질 때에는 집에서 먹는 밥이 좋다.
더우기 일을 막 마친 뒤 땀이 줄줄 흐르는 상태라고 하면 빤쓰만 남기고 옷 훌훌 벗어던지고 활보할 수 있는 집이 좋다.
집안 곳곳에 굴러다니는 양파 벗기고 이웃집 울타리에서 넘어온 호박잎 따고 텃밭에서 고추 몇개 따다 점심 밥상을 준비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요즘 좋은 소금기를 섭취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정제염이 아닌 천일염이 콩과 어우러져 발효, 숙성 단계를 거쳐 완성된 된장이라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된장 지지고 호박잎 데치고 매운고추 된장에 푹 찍어 밥먹을 준비를 한다.


된장은 투가리에 물 부어 된장 듬뿍 풀고 냉장고 뒤져 넣을만한 것 몽땅 집어넣고 지지면 된다.
표고버섯과 마늘 다진것이 눈에 띄어 양껏 집어넣었다.
양파 썰어넣고, 가장 중요한 건 매운 고추를 가능하면 많이 집어넣는 것이다. 
입안에 화끈화끈 불이 나고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흐르는 상태로 만들어 더위를 이긴다. 
내 몸의 열기를 높혀 더위를 이기는 '이열치열'이 이 아닌가?
멸치도 생선이라고 굵은 멸치 대여섯마리 집어넣어야 씹히는 맛이 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호박잎은 냄비에 물을 조금 붓고 그 증기로 찌는 것이 좋다.
잠깐이면 대칠 수 있다.


이제 먹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옷을 훌훌 벗고 먹는 것이다.
여기에 선풍기 바람이 가세하면 굉장히 시원하다.
요즘같은 날에는 날마다 이렇게 먹고 싶은데 그게 싶지 않다.
집에서 밥먹을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냥 늘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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