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사람들은 옻닭을 즐겨먹는다.
닭요리의 최고봉은 옻닭이라고들 한다.
식당에서 만들어 파는 옻닭은 잘 쳐주지 않는다.
식당에서는 중국산 옻을 쓴다고도 하고, 싱겁다고도 한다.
산에서 직접 채취한 옻을 넣고 한나절 넘게 푹푹 달여 끓인 옻닭이라야 제맛이 난다고들 한다.
그래서 친한 사람들 몇이 모여 먹는 것으로 화제가 옮겨가다 회가 동하면 흔히들 해먹는 것이 옻닭이다.
옻닭은 고기도 고기지만 진한 국물맛이 그만이다.
내가 처음 맛 본 옻닭은 딸기농사 짓다 지금은 서울로 떠나버린 용희형이 끓인 것이었다. 
옻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잠시 호기심 삼아 한점 먹어본 옻닭의 맛은 환상 그 자체였다.
세상에 닭고기가 이렇게 맛날 수도 있구나 하는 떨칠 수 없는 맛의 유혹.
진한 국물까지 몇대접 먹고 나니 세상이 다 내것 같았다.
 그러고 나서 한 열흘 온몸에 옻이 올라 되게 고생하였다. 
심한 고생을 치뤘지만 그날 먹었던 옻닭의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 특히 찐한 국물 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은 옻닭을 먹어도 옻이 삼하게 오르질 않는다.
면역이 생긴 것인지 제대로된 옻닭을 먹지 못한 탓인지는 알 길이 없다.


부안면 지회와 간담회를 마치고 옻닭을 먹었다.
알미장(부안장)터에 있는 허름한 집이다.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니 방안 분위기가 그럴듯하여 그 분위기만으로도 그윽한 맛이 우러날 듯 하다. 
닭이 들어오고 손들이 분주해진다.
고기 맛은 좋은데 국물맛이 좀 떨어진다.
진한 맛이 나질 않는다.  
식당 옻닭에 대한 일반적 평가가 그르지 않음을 확인한다.

옻닭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은 말들이 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위장에 좋다는 것이다.
"좌우튼 위에는 옻닭만한게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많이 먹으면 간에 부담을 준다"는 말을 많이 한다.
얼마전 진료활동 나온 한의사한테 옻닭에 대해 물어봤다.

"옻닭 어찌요?"
"옻닭 좋죠"
"많이 먹으면 안좋다는데.. 특히 간에.."
"많이 먹어서 간에 좋을 것은 거의 없죠. 다 마찬가집니다"

좀 허무한 대답이다.
효능은 잘 모르겠다.
다만 옻닭 먹으면서 먹는 술 잘 안취한다는 것 분명하고, 옻닭만큼 맛난 닭요리 없다는 것 확실하다.  
무더운 여름 짜증나는 날 옻닭 한번 잡솨보시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