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물, 소금 없이 "미군철수" 촉구 단식 투쟁 중

배혜정 기자 / press1018@naver.com

재야통일원로인 강희남 목사(89)가 열흘이 넘게 단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인들에 따르면 강 목사는 지난 18일부터 '주한미군 철수'를 촉구하며 전주 자택에서 물과 소금도 마다한 채 '완전단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목사는 29일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조국에 내 목숨을 바친다"는 말로 겨우 입을 떼면서 "우리가 점령군의 총부리 밑에서 63년동안 식민지 노예 노릇을 한 걸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청산하겠다는 정신으로 단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현재 완전히 탈진한 상태"라며 "화장실도 걸어서 못가고 기어서 가고 있다"고 건강상태를 말했다. 그는 현재 분무기로 입안을 적시는 정도로만 수분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주위 사람들이 (단식을)중단하라고 하니까 지금 생각 중에 있다"고 말했지만 강 목사의 부인 주정수씨는 "주변에서 간곡히 만류하고 있지만 강 목사의 뜻이 완강하다. 말로만 단식중단을 생각해 보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강 목사의 건강을 걱정했다.

1987년에는 전두환군사독재정권과 맞서 40일 옥중단식을 한 바 있는 강 목사는 1990년 11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초대 의장으로 10년간 통일운동을 이끌었고, 그 사이 옥고를 세차례나 치렀다. 팔순이 넘어서도 이라크 파병 저지 목포~서울 천리도보행진, 청와대 앞 단식투쟁 등을 벌이기도 했다.
  • 기사입력: 2008-10-29 14:24:54
  • 최종편집: 2008-10-29 17:31:30

작년 언제인가 도청에서 열렸던 기자회견에 참석하셔서 특유의 꼬장꼬장한 자세와 카랑카랑한 음성으로 '반양키투쟁'으로 일관해온 자신의 삶에 대해 일장강설을 하시던 모습이 기억에 선연합니다.
그 시퍼런 기상을 누구도 범접할 수 없었기에 10분이 넘는 시간을 모두가 숨죽여 귀기울였습니다. 
정말로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으실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