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규 화백, 목판화



시민 동포들이여!
경애하는 부모 형제들이여!
 
'4.3' 오늘은 당신님의 아들 딸 동생이
무기를 들고 일어섰습니다.
매국 단선단정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조국의 통일독립과 완전한 민족해방을 위하여!
당신들의 고난과 불행을 강요하는 미제 식인종과
주구들의 학살만행을 제거하기 위하여!
오늘 당신님들의 뼈에 사무친 원한을 풀기 위하여!
우리들은 무기를 들고 궐기하였습니다.
당신님들은 종국의 승리를 위하여 싸우는
우리들을 보위하고 우리와 함께 조국과 인민의
부르는 길에 궐기하여야 하겠습니다.
 
    -1948년 4월 3일 무장대 행동개시와 함께 뿌려진 호소문


늦봄 문익환 목사가 북으로 올라가 김일성 주석을 만나 이뤄낸 '4.2 남북공동선언' 21주년, 6.15 남북공동선언 10주년을 기리는 평화통일음악제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 제주도 사는 은일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술을 한잔 했는지 알아듣기 힘든 제주도 말로 뭐라 하는데 요지는 "내일이 4.3"이라는 것이다.
'아 그렀네, 대처나 그렀네..'
잊고 있었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1948년의 일이니 햇수로 62년이 지난 일이다.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 기도에 무장항쟁으로 맞선 제주도 민중, 이는 미 제국주의와 반통일 주구들에 맞서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기 위한 위대한 항쟁이었다.
'4.3' '4.2' '6.15'는 역사를 관통하는 맥락에서 하나이다.

음악제 팜플렛에서 보았다.
'권력에 대한 인간의 투쟁이란 망각에 대한 기억의 투쟁'이라고..
그렇다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권좌에 앉아 호사를 누리는 역사의 반동들에게는 소름끼치는 일이 되겠다.
기억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4.3항쟁이 60여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복원되고 있는 것은 바로 '기억투쟁'의 산물이다. 
잊지 말고 낱낱히 기억하자.  
민중들의 위대한 투쟁의 역사를, 반동들의 죄상을..

 

4.2 남북 공동성명
 
  1. 쌍방은 상치되는 이해와 주장을 넘어 7.4남북공동성명에서 확인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3대원칙에 기초하여 통일문제를 해결하여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한다.
  2. 쌍방은 어떠한 경우에도 분열의 지속을 목적으로 하는 두개 한국 정책을 반대하고 끊임없이 하나의 민족 그리고 통일된 나라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3. 쌍방은 정치군사회담을 추진시켜 남북사이의 정치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동시에 이산가족문제와 다방면에 걸친 교류와 접촉을 실현하도록 적극 노력한다.
  4. 쌍방은 누가 누구를 먹거나 누가 누구에게 먹히우지 않고 일방이 타방을 압도하거나 타방에게 압도당하지 않는 공존의 원칙에서 연방제방식으로 통일하는 것이 우리 민족이 선택해야 할 필연적이고 합리적인 통일방도가 되며 그 구체적인 실현방도로서는 단꺼번에 할 수도 있고 점차적으로 할 수도 있다는 점에 견해의 일치를 보았다.
  5. 쌍방은 팀 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은 남북대화와 평화 및 통일의 성취와는 양립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한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측은 팀 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기간에는 대화가 장애를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으며 문익환목사는 올해 팀 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기간 북에서 취한 유연한 대화자세를 평가하였다.
  6. 문익환목사는 교차승인 , 교차접촉 에 대한 북의 거부적 입장과 통일의지를 확인하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측은 문익환목사가 주장하는 남북교류와 점진적 연방제 통일제안이 두개 한국 을 지향하는 것이 아님을 확인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7. 쌍방은 우리 민족이 굳게 단결해야 할 필요성과 그 절박성을 통감하면서 돈있는 사람은 돈을 내고 힘있는 사람은 힘을 내며 지식 있는 사람은 지식을 내어 나라의 통일위업실현에 적극 이바지할데 대한 공동의 염원을 표시하였다.
  8. 조국평화통일위원회측은 전민련의 범민족대회소집제안을 지지하고 문익환목사는 제13차 세계청년학생 평양축전에 참가하려는 남한청년학생들을 지지하며 쌍방은 그 실현을 위하여 계속 인내성 있게 노력한다.
  9. 쌍방은 이상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합의가 금후 남북사이의 다각적인 공식대화에서 협의의 기초가 될 수 있고 가교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인정하고 그 실천대책을 남북당국과 제 정당, 단체들에 건의한다.

 

1989년 4월 2일 평 양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고문 문익
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