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팎이 매우 어수선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어수선한 정도가 아니라 한반도가 전쟁의 포화 속에 잠길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미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놈들 10명 중에 7명은 한반도에서 곧 전쟁이 날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바다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지 미국 본토에도 전쟁의 참화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전쟁의 당사자가 될 놈들이 그리 생각하고 있다니 우리로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반면 우리는 피난길에 나선 연평도 주민을 제외하고는 평범한 일상을 무탈하게 이어가고 있다.
너무 무딘 것인지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인지..

전쟁 발발 여부는 미국의 선택에 달려 있다.
빈말을 하지 않아온 것으로 알려진 북의 태도는 "대결에는 대결, 전쟁에는 전쟁.."이니 무력시위는 더 큰 무력으로의 화답이 있을 법하다.
연평도 주민들의 피난 행렬은 핵 항모가 참여하는 한미합동 군사훈련과 깊은 연관이 있다.
위기 상황을 가일층 고조시킬 미 핵 항모의 서해 진출과 합동 군사훈련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조지워싱턴호는 유턴하라.

그런데 이런 와중에 은밀하면서도 공공연히 추진되고 있는 일이 있으니 한미FTA 재협상이 그것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선제공격 운운하며 연일 열을 올리고 대통령은 국방장관을 경질하며 임전태세를 갖추는 커튼 뒤에서 한미FTA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니 놀랠 노자다.
심지어 협상에 나서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은 나라를 팔러 나서는 이완용이의 외출이 연상되게 한다.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졌지만 한미 동맹의 중요함이 강조된다는 측면에서는 한미 FTA 협상에 도움이 될 것"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한미 FTA에 대한 국내 여론의 관심이 떨어지는 것도 협상팀에게는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망발도 이런 방발이 없다.
전쟁이 벌어지느냐 마느냐 하는 민족사의 위기를 목전에 두고 홀딱 벗고 다 주겠다?


아~ 정말 이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