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 순종이라고.. 와서 가져가라고..
상하 사는 병길이성한테서 전화가 왔다.
작년 10월이었던 모양이다.
암수 한쌍, 남매간이다.
흰댕이와 누랭이.
이제 중개가 되어 더 이상 풀어키울 수 없어 오늘 묶었다.
죽는다고 소리 지르고 난리가 아니다.
누랭이는 밥도 안퍼먹고 집에도 안들어가고 눈밭에서 농성중이다.
수컷의 오기.
흰댕이는 아픈척 다리를 질질 끌다가 밥 갖다 주니 벌떡 일어나 잘도 퍼먹는다.
너 나 없이 개 풀어 키우던 시절이 그립다.

내 전화기 사진기에 담겨진 누랭이와 흰댕이.

개새끼 시절, 북어껍닥을 뜯고 있다.

도깨비풀밭에서 놀다 왔다.

개팔자 상팔자. 세상 부러을 것 없다.

눈이 왔다. 개들의 세상이다.

쩌 뒤에 흰댕이가 보이시는가?

중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