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나 바위에 붙어서 자라는 상록성 착생종.  꽃은 백색으로  5 월 중순 ~6 월 상순에 피며 향기가 있다. 환경부 특정 야생식물 제  47 호로 지정,  보호 .


과거 춘궁기가 있던 시절, 석곡이 구황식물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녹말 성분이 풍부한 석곡 줄기를 식용했다는, 그래서 돌에서 나는 곡식이라 하여 ‘석곡石穀’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석곡의 한자 표기는 이와 다르다. 꽤 노력해보았지만 약용하거나 차로 마셨다는 기록 정도를 찾았을 뿐 ‘구황식물 석곡’에 관한 글을 찾지 못했다. 줄기가 대나무를 닮아 ‘죽란’이라고도 하고, 바위틈에 뿌리를 잘 내려 ‘석란’이라고도 부르며 본초강목 등 여러 문헌에 귀한 약재로 등재되어 있다는 것, 차로 마시면 오래 살 수 있어 일본에서는 ‘장생란’이라 부른다는 사실 등이 발견된다.
어찌 됐건 제주도와 남해의 도서 지방 등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 흔하게 자생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난초 관련 도감(한국의 난초-교학사)에는 ‘흔하게 자생하였으나 약용, 관상용으로 마구 채취하여 멸종 위기에 있다’라고 적고 있다.
석곡의 자생지를 보면 고창의 선운산이 꼭 언급되고, 지도상으로 보면 석곡 분포의 가장 북쪽 언저리에 속한다.
몇 년 전 한적한 바위 절벽 위에 착생하여 꽃을 피운 탐스런 석곡 군락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꽃을 보러 가곤 했다. 그런데 매년 누군가의 손을 타고 있다.
아마도 함께 그 꽃을 본 사람 중의 하나일 것이다.
더 이상의 훼손이 없기를 바라면서 더 이상 찾지 않기로 다짐하였기에 올해는 가보지 않았다.
무탈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야생의 꽃은 누가 보지 않아도 꽃을 피우건만 사람들은 애써 자생지를 찾는 수고로움을 마다하고 꼭 자신이 항상 볼 수 있는 곳에서 꽃을 피우기를 기대한다. 그러한 탐욕 속에 수많은 식물의 자생지가 절멸될 위기에 놓여 있다.
무자비하게 뜯긴 흔적이 역력한 채 위태롭게 바위에 매달려 있던 하얀 석곡이 눈에 아른거린다.

훼손된 자생지의 석곡이 바위 절벽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