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남도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중부 이남이니 남쪽임에는 틀림이 없다.
겨우 주말에나 일을 할 수 있는 요즘, 어젯밤부터 내린 비가 아침까지 이어지고 낮이 되도록 좀처럼 깨어나질 않으니 나처럼 게으른 농사꾼 핑계 삼아 놀기 딱 좋은 날씨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속이 탄다.
실로 간만에 사진기 둘러메고 집안 구석구석 살피다가 밭에 갔다 논에 갔다 되는대로 사진기를 눌러본다.
여기저기 꽃이 피고 새싹이 돋아나고 봄은 봄이다.

 

너무 커버려 화단을 온통 차지하고 있는 목련이 꽃봉오리를 맺고 일부는 피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서리를 맞았을까? 꽃잎이 누렇게 변색되어 있다.

 

마당 한켠 홍매화, 둘째 수명이 어렸을 때 수명이 나무라고 심어놓은 것이 제법 목대가 굵었다.  

 

 

 

미선나무. 얻어다 심어 놓은 지가 꽤 되었는데 지금도 그대로다. 풍성한 꽃차례가 좋다. 

 

 

회양목. 맨 먼저 꽃을 피우나 화려하지 않아 잘 보이지 않지만 강한 향기와 부지런함으로 무수한 꿀벌을 불러 모은다.

 

 

작약이 새싹을 올리고 제비꽃 무리 지어 피었다.

 

 

담장 밑에 핀 명자꽃. 봄비를 머금고 있다.

 

 

큰 개 꼴을 갖추어가는 누랭이.
족보는 없지만 진돗개 혈통이다. 

 

대문 앞 깽깽이풀. 꽃대와 잎이 동시에 올라오고 있다.
이 꽃이 활짝 피면 그 아름다움에 아무리 부지런한 농부도 일손을 멈추게 된다.
한창 바쁜 농번기에 피어나 깽새기 치며 깽깽거리고 놀자고 농민들 유혹한다 하여 깽깽이풀이라 이름 붙였다 한다. 

 

대문 앞 텃밭 가상 산수유가 흐드러진다.
산수유 뒤편으로 어머니 산소가 보인다. 

 

 

논둑에 매 놓은 염소 가족.
아직 물팍도 안까진 새끼 염소가 제법 으시당당하다. 

 

 

 

밭 가상 매화나무. 후미진 산그늘 밑이라 그런지 아직 활짝 피지 않았다.

 

 

냉이(나숭개) 꽃. 한번 캐먹도 못했는데 벌써 꽃이 피고 말았다.

 

 

나물 캐는 할머니, 새로 올라오는 냉이를 캐다 나를 보더니 한주먹 집어준다. 

우리 딸들 처녀 꼴 나면 밭에다 몰아넣고 나물 캐라 시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