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이명박이는 <뼈 속까지 친미>라 했다. 
한 배속에서 나온 형님이 보증한다 했으니 틀림이 없을 것이다. 
김종훈이, 김현종이.. 통상관료들은 어떤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고, 미국을 위해 밥 먹듯이 이면합의하고, 
협상전략을 미국에 미리 알려주는 작자들이 바로 우리나라 협상 대표들이었다. 
한나라당은 또 어떤까? 외통위원장 남경필이.
농민에 맞서 저항할 용기를 가진 용감한 의원 나리들이 한나라당에 있다. 
미국! 미국! 그들에게는 오직 미국만이 있을 뿐이다. 

대통령에서부터 통상관료, 한나라당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입만 벌리면 <국익>을 말해왔다. 
모든 일이 국익을 위한 일이라 했다. 
그런데 그 국익이 누구의 국익이었던가?
그들이 말한 국익이란 미국의 이익이지 켤코 우리의 이익이 아니었다.  
민주당은 어떤가?
재협상을 요구하고 한나라당과 맞서 싸우는 듯 하지만 
결국은 민주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이 하려 하니 우리도 하자>며 의안을 날치기 상정한 한나라당이나 
<미국이 확실히 할 것 같으면 우리도 하자>며 아직은 이르다고 만류하는 민주당이나 
<미국이 하면 우리도 한다>는 것에는 입장을 같이 한다.  
“누가 더 노골적이냐?” “누가 더 파렴치하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미국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 FTA 관련 법안이 미 의회에 제출되었고 큰 문제가 없는 한 
대통령 이명박이가 미국을 방문하는 13일 이전에 
무난히 처리될 것이라 한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나라당, 이제 미쳐 날뛰기 시작할 것이다. 
미국이 한다는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떤 저항을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처리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큰 문제가 있다. 문제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정부와 통상 관료들은 우리 국민들에게 협상 내용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밀실협상이었고, 뒷구녁으로 죄다 내어준 굴욕적 퍼주기 협상이었다. 
미국 의회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재협상을 요구하여 잇속을 챙기는 동안 
껍질을 하나하나 발라가며 요리하는 동안 우리 국회는 무엇을 했나?
정부로부터 변변한 자료 하나 제공받지 못하고 
무대책, 무대응으로 일관해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 우리가 그동안 제기했던 의혹, 문제점, 
이 모두가 하나하나 사실로 드러났다.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된 미국의 비밀 외교문서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이면합의, 통상관료들의 매국행위들에 대하여 
속속들이 파헤치고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체결된 한미 FTA 협상이 우리나라를 얼마나 망가뜨릴지 
하나하나 검증하지 않으면 안된다. 
모든 의혹을 규명하고 통상관료들의 매국행위를 단죄할 
청문회가 선행되어야 한다.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책임질 자 처단하고, 
그러고 나서도 한미FTA가 미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정말로 참말이라면 그때는 우리 한번 다시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럴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럴줄 모르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빠르게 본색을 드러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친미사대주의'에 관한 한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은 전혀 다름이 없는 것인가?


[대변인 논평] 민주당은 한미FTA 처리에 대한 원칙을 지켜야 한다. 

민 주당 고위 관계자가 한미FTA를 전면 재재협상 없이 우회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한미FTA 핵심 독소조항인 ISD와 래칫 조항에 대해서조차 재재협상 없이 적당히 무마하려는 물밑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재재협상이라는 기존 원칙에서 방향을 바꿔, 한미FTA가 존재하는 한 무용지물에 불과한 ‘피해대책’ 중심으로 여야정협의체 논의를 이끌어 가려고 하고 있다.

그 러나, 한미FTA는 우회적으로 피해갈 수 있는 협정이 아니며, 조항 한두 개를 바꾸어 그 망국성이 사라지는 협상이 아니다.이미 야4당의 공식 결의로 구성된 ‘한미FTA 야당공동정책협의회’에서는 독소조항에 대한 전면수정이 필요하며, 민주당이 제시한 10+2 재재협상이 공동의 원칙임을 확인 한 바 있다. 이제 와서 민주당이 본인 스스로 결정한 원칙과 야당과의 약속을 뒤바꾸려 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월, 한EU FTA 통과 시에도 민주당은 야권연대를 위한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 그 결과 10년간 단 한 번도 무역적자를 내지 않았던 EU와의 무역에서 적자가 나고 있으며, 서민들의 삶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금은 한미FTA 통과를 놓고 적당한 무마협상이나 벌일 때가 아니다. 농민의 눈에선 피눈물이 나고, 생존을 위협받는 중소상인들은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

한편,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 외교문서에서는 이미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통상관료들이 국가기밀을 유출하고, 이면합의를 벌이는 등 비정상적인 협상을 했다는 의혹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미FTA 협상 당시 김현종 전 한미FTA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대사에게 청와대의 회의 내용까지 보고하고, 핵심사안인 ‘약가 적정화 방안’에 대해 미국 측에 유익한 사항을 관철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한미FTA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김종훈 현 통상교섭본부장은 2006년 협상 당시 개성공단을 협상 초기에 배치하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훈령마저 무시했으며, 심지어 2007년에는 대통령도 모르게 한미FTA 대가로 미국 측에 쌀 개방에 대한 추가협상을 약속했고, 온 국민이 거부했던 미국산 쇠고기는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방문 대가로 수입재개 되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상상할 수 없는 매국적 외교 행위의 한가운데에 한미FTA가 있다. 위키리크스에 대한 공개검증조차 없는 상태에서 한미FTA 처리절차에 돌입하는 것은 국회의 권리를 포기하는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 제1야당으로써 지금 해야 할 것은 청와대-한나라당과의 협상이 아니라 통상관료들의 불법적 행위에 대한 청문회-국정조사를 통한 공개검증 요구다.

이 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미 의회일정을 빌미삼아 우리나라 국회 처리를 강요하고,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강행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의 공동대응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미FTA 처리에 있어서 민주당이 원칙과 신의를 갖고 행동하길 강력하게 요청한다. 

2011년 10월 7일
민주노동당 대변인 우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