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위기의 시대, 정부 양곡정책의 일대전환을 요구한다.

식량자급을 위한 백년대계,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하라!

 

3년 묵은 쌀 햅쌀 둔갑, 가짜 경기미 유통 일당 검거.

쌀 생산량 30년 이래 최저, 곡물자급률 22%20년만에 반토막, 식량안보 비상.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이명박 정부는 쌀값이 조금이라도 오를 기미만 보이면 정부비축미를 시중에 풀어왔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공매처분한 정부비축미는 2009년산만 60만톤에 이른다.

물가안정이라는 명목으로 반값(23,500)에 풀린 정부비축미는 민간도정업자와 중간상인의 수중으로 들어가 저가미가 되어 쌀시장을 심각하게 교란하였다.

햅쌀 둔갑 가짜 경기미는 이명박 정부의 미친 쌀값정책이 불러온 필연적 결과이다.

한치 앞을 보지 못하고 폭력적으로 자행되어온 이명박 정부의 쌀값 때려잡기는 이제 그 종말을 고하고 있다.

쌀 생산량이 급감하고 식량자급률이 최악인데 국제곡물가는 급등하고 있다.

그런데 무분별한 정부비축미 방출로 나라 창고는 이미 텅 비어버렸다. 온 나라 국민들의 주식인 쌀의 원활한 수급조절을 위해 국가가 쓸 수 있는 카드를 이미 탕진해버린 것이다. 곡물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식량위기가 먼 나라의 일이 아닌 우리들 자신의 문제로 현실화될 것이라는 경고가 빗발치고 있다.

이런 찰나 햅쌀 둔갑 가짜 경기미 일당 검거는 누누이 경고하고 예견하였던 상징적 사건이다.

안정적 식량수급 기능조차 상실해버린 부패 무능한 정부, 이때다 싶게 날뛰는 악덕상혼 속에 죽어나는 건 생산자 농민과 도시의 소비자들이다. 나라의 기강이 흔들리는 위험한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

 

어찌할 것인가? 긴 말이 필요 없다. 정부 양곡정책과 쌀 수급정책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온 나라 국민의 주식인 쌀은 정부가 직접 책임지고 관리하여야 한다.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설정하여 자급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폐지된 국가수매제를 되살려야 한다.

시장가격에 근거한 쌀 목표가격과 유명무실해진 공공비축제를 폐지하고 농민에게 가격결정권을 부여하여 생산비에 근거한 수매가격으로 농민의 생존을 보장하여야 한다.

이중곡가제 도입으로 안정된 쌀값을 유지하여 서민생계를 보호하여야 한다.

논농업직불제는 고정직불금으로 일원화하여 증액하고 목표가격과 연동된 변동직불금은 폐지되어야 한다.

각자도생하며 적자운영에 허덕이는 지역농협 미곡처리장(RPC)의 운영과 관리를 일원화하여 국가 쌀 수급 계획에 근거한 농협과 정부 차원의 체계적 관리가 절실하다.

이상과 같은 일련의 조치에서 핵심적 요소는 국가의 책임과 역할이다.

국가 책임 하의 백년대계, 전민족적 차원의 식량자급 실현을 위한 큰 설계가 절실한 시점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온 나라 국민의 주식인 쌀을 출발점으로 하여 주요 곡물과 채소, 과일, 축산물에 이르기까지 우리 농업과 전 국민의 식생활을 담보하는 기초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가격 전반에 대하여 국가가 직접 책임지고 관리하는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가 하루 빨리 시행되어야 함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121018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