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조선낫의 세상살이


새를 보아온 경력이 짧은 나로서는 검은멧새가 얼마만큼 보기 힘든 녀석인지 잘 모른다. 

다만 새로운 녀석이니 근처에 간 김에 꼭 보고자 했을 뿐이다. 

여느때처럼 나중에서야 안다. 무지 보기 힘든 녀석을 본 것이로구나..

검은멧새는 우리나라에 정기적으로 도래하지 않고 간혹 나타나는 미조로 기록되어 있다. 

시베리아흰두루미에 검은멧새에 제주에는 길잃은 녀석들이 여럿이구나 싶다. 

수목원에는 다양한 새들이 오며 가며, 혹은 붙박이로 겨울을 나고 있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다 보니 사람들에 대한 경계가 심하지 않다.




수목원에 도착하자마자 본 녀석이다. 

노랑턱멧새와 어울려 서너마리가 빠르게 바닥을 옮겨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몸 전체가 거의 검다시피 한 수컷만 검은멧새로 머리속에 입력하고 있었기에 녀석을 알아보지 못했다. 

처음 보는 것 같기는 한데 매우 낯익은 녀석.. 나중에 차차 알아볼 셈 치고 성의없이 사진기에 담은 탓에 건진 사진은 겨우 이것 뿐이다. 

녀석은 검은멧새 암컷이었다. 

보고도 알아보지 못한 무지함을 탓할 수밖에.. 좌우튼 나는 검은멧새를 찾아 수목원을 더듬어 올라갔다. 

꿩, 흰배멧새, 콩새, 멋쟁이, 동박새, 까마귀, 노랑턱멧새 등이 한가롭다. 

얼추 수목원 가장 위쪽에 이르렀다. 이제 어디를 둘러봐야 하나 하고 고민하고 있을 무렵 귀인이 나타났다. 

"새 보러 오셨습니까?" "예" "뭐 좀 보셨나요?" "검은멧새 있다 해서 왔는데 아직 못봤습니다. 보셨나요?" "저는 여러번 봤습니다" "둘러보다보면 나오겠지요?" "아니요 그 녀석들 나오는데는 따로 있습니다"


이런 대화가 오고간 다음 앞장서서 두어군데 장소를 일러주신다. 제주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전화번호까지 주시고.. 

아 이 짝도 수목원이구나 싶은 의외의 방향이다. 

"여기가 출몰 확률이 가장 높은 곳입니다. 그럼 이만.." 

그러고 얼마나 지났을까? 전화가 울린다.

"이쪽에 있네요. 이리 와 보세요" 달려가보니 처음 암컷을 보았던 곳이다. 밤금까지 있었는데 숨어버려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며 사진을 보여주신다. 

그때서야 비로소 알았다. 아 그 녀석들이 암컷들이었구나. 수컷하고 영판 다르네. 

소리는 노란턱멧새보다 좀 더 선명하고 확실한 소리라고나 할까? 

그 분과 정말로 헤어지고 나서 한참을 서성이고서야 선명하게 들리는 소리를 추적하여 암컷 한마리를 찾아냈다. 




 수수한 암컷, 관심 없이 언뜻 보면 그냥 참새다. 

녀석과 한참을 놀았다. 휘리릭 날아가버리고.. 이제 수컷을 봐야 하는데..

출몰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곳으로 다시 갔다. 조용하기 이를 데 없다. 아무래도 암컷을 보았던 부근이 낫겠다 싶어 또다시 자리를 옮기다가 대밭 아래쪽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분을 발견하였다. 

대밭으로 들어가는 작은 길 위에 검은멧새 수컷들이 부지런히 부리를 놀리고 있다. 한두마리가 아니다. 

하~! 이럴 수가..

열심히 먹이활동중인 녀석들을 한동안 찍어대다 대밭 속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비로소 인사를 건낸다. 

"뭐 좀 보셨나여? "아니요, 이 녀석들 보러 왔습니다. 이 녀석들은 암수가 따로 몰려다니는 모양입니다?" "그러게요, 암컷은 수목원 안쪽에 있지요?"

나는 귀한 새를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 조복이 좋다고도 하는데 이번에는 사람복이 좋았다. 

귀인을 두번씩이나 만났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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