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화가 박홍규 화백 그림전 '빈집의 꿈'

 

개막 날짜가 뽀짝 다가왔습니다.
전시회는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 진보연대와 농정신문이 후원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올라온 그림들 표구점에 맡기고 사진 찍어 전시회 안내장 만들 준비하고..
나름 바삐 돌아갑니다. 
뭐.. 제가 하는 건 아니고, 다소 돕는 정도.

이렇게 사전에 유출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으나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그림 두 점과 
작가가 보내온 글 '작업 후기'
미리 보여드립니다.
꼭 와서 보시라고..

전시회에 오시면
현장에서 직접 찍은 작가의 판화 작품을 받는
행운의 주인공이 되실 수도 있습니다. 

 

 

나락 털고 돌아가는 길 - 은행나무길  350*760 한지에 채색

 

 

빈집의 꿈 2 - 기다림 340*750

 

 

작업후기

일미칠근[一米七斤]이라 했다.
한 톨의 쌀알에 농민이 흘린 땀 일곱근이 배어 있다는 말이다.
날마다 비워대는 밥그릇을 보며 우리는 쌀 한톨의 무게와 농민이 흘린 땀의 무게를 생각해 본 적이 과연 있을까?

우리는 당연이 있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 너무나 당연하게 외면하거나 잊고 지내려 한다.
이번 국회에서의 「빈집의 꿈」그림전은 소중한 것들에 대하여 막 대해지거나 함부로 잊혀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쌀이나 무너져가는 농업에 대해 몸부림쳐 가며 호소해도 줄만큼 주는데 띵깡이나 놓는다고 짜증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두고 온 고향을, 떠나온 고향의 심장을 조금만 들여다봐도 가슴이 짠하게 아파 올 지도 모른다. 우리의 늙고 병드신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처럼...

「빈집의 꿈」 그림들은 아무데서도 언제고 그냥 잊고 지내거나, 함부로 버려지고, 애써 외면당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일기장 같은 기록이다.

현대에 사는 사람들은 으레 관찰자적 시점과 비평가적 관점으로만 세상을 보려 한다. 그게 편하니까. 「빈집의 꿈」그림전은 불편하겠지만 현장의 시점과 사람의 관점으로 보아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지금은 사라졌거나 빈집으로 무너져 가는 그 마당에서, 그 참새 방앗간 앞에서, 그 들녘에서 철없이 뛰놀던 어릴 적 나를 찾을 수 있고 그 때의 풍광과 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허릿병 신경통 관절염을 노상 안고 노동하시는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들의 쓸쓸한 뒷모습까지도

요새 나는 그림으로서 거창하게 세상을 바꾼다거나 하는 그런 생각 따윈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이 어느 땐데 아직도 이런 그림 그리는 놈이 있어!” 하는 시각은 참기 힘들다. 왜냐면 나의 그림은 온전히 나만의 그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함께 일하고 부대낀 현장 농민들의 애환과 절망과 희망이 그 속에 녹아들어 있기에.
그리고 문화와 예술은 그 시대의 반영이고 그 시대의 진실과 아픔을 외면하면 안되기에.
그러기에 「빈집의 꿈」 그림들은 빈집을 두고 떠난 사람들과 아직도 빈집을 이웃하고 살아 가는 사람들의 삶의 역사이자 농촌의 자화상이다.

빈집에는 다 이유가 있다.
디지게 고생만 하다 술병으로 일찍 가신 서방님들 덕에 새끼들 다 키워 여울 동안 몇십 년을 형제지간 동서지간보다 더 가찹게 의지하고 살던 옆집 동무가 먼저 세상을 떠 폐허로 변해갈 때, 그 빈집을 늘상 어깨 너머로 바라보며 이웃하고 살아가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가슴팍을 생각한다.
“동상...내가 먼저 가야 되는디...”
농사 빚으로 야반도주한 가슴 아픈 사연들도 있지만 이보다 더 기맥힌 사연이 있을까?

「빈집의 꿈」그림전에서는 그림 속에서 보이지 않는 이들의 애환과 꿈의 지평을 넓혀 상상하시길 바란다.
어줍잖은 농민 화가를 국회에까지 초대해 전시회를 마련해 준 농수산위원회 최규성 위원장님과 의원님들, 전시 기획과 준비, 후원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빈집의 꿈」 그림전으로 우리의 고향과, 농촌. 농민에 대한 관심과 그리고 작은 담론이 오고가길 바란다.

- 박홍규

 

 

[초대장] 농민화가 박홍규 전시회 '빈집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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