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부전나비를 보았다.

7~11월 사이 관찰된다 하니 시기적으로는 맞아떨어지나 관찰된 장소는 영 동떨어져 있다. 

이 녀석은 그간 아열대 지역에서 이따금 날아오는 '미접'으로 취급되다가 최근 토착종으로 분류되었다 한다. 

그래서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서울 한복판에 떡 하니 나타났으니 의외의 장소라 할만하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2009년 월출산에서 산란하는 것이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많이 보인다. 

도감에는 제주도에서 성충으로 월동하는 것이 확인되어 토착종에 포함시킨 것으로 나와 있다. 


물결부전나비9월 27일 국립중앙박물관


작지만 강렬하고 다양한 아름다움을 지닌 녀석들이라서일까? 유독 부전나비 종류에 관심이 많이 쏠린다.

길가 풀밭에 흔하게 있는 녀석들이라 그런지도 모르겠다. 

부전나비는 남한에 서식하는 204종의 나비 중 56종으로 네발나비과 다음으로 다양하다. 

매우 흔한 녀석이 있는가 하면 멸종위기종으로 보기 어려운 녀석도 다수 있고, 심지어 육식성인 녀석도 있다.  

다 볼 날이 있을까? 시절도 하수상해지는데..

뒷날개 끝의 무늬와 돌기는 천적으로 하여금 거기가 머리인 것처럼 혼란을 주기 위한 위장이라 한다. 

유독 부전나비과에 많이 나타나는 특징인 듯 하다.  


물결부전나비


날개 편 모습을 보니 암컷이다. 수컷은 날개 윗면이 전체적으로 청자색인데 반해 암컷은 흑갈색이 많고 날개 중앙부가 청람색을 띠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물결부전나비


빨대가 스프링처럼 말렸다. 

그나 정 들자 이별이라더니 나비가 차츰 보기 힘들어진다. 

운곡습지에서 처음 나비가 눈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너무 많은 나비가 날아다녀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는데 그 사이 가을이 깊어가나보다. 

이제 내년 봄을 기약해야 하나? 그간 본 녀석들이나 머리 속에 잘 절리정돈해둬야겠다. 


'새, 나비, 풀, 꽃 > 나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봉화 춘양 암먹부전나비  (0) 2013.10.07
연천 큰주홍부전나비  (0) 2013.10.07
달마산 왕나비  (0) 2013.09.26
운곡습지 극남노랑나비  (0) 2013.09.22
방장산 부처나비  (0) 2013.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