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
호남정맥 왕자산(소리개재~구절재)
호남정맥 왕자산(소리개재~구절재)
2021.11.302021년 11월 28일 11시 45분, 산길을 이어간다. 간밤 음악가 선생들과 마신 술이 과했다. 숙취 해소를 위한 산행, 오늘은 순창 사람 김 씨의 도움으로 차를 미리 목적지에 갖다 두고 시작한다. 몸을 낮출 대로 낮춰 도로를 건넌 정맥은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다시 산으로 오른다. 정맥은 한동안 밭과 밭 사이, 무덤 사이, 자그만 솔밭 사이, 가시밭길 돌무덤을 헤쳐간다. 으슥한 곳을 골라 앞뒤 개완허게 비워내니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직박구리, 개똥지빠귀 소리 사이로 낯선 새소리가 들린다. 오~ 좋은 징조로다. 한참을 갈등하며 조물딱 거리다 가져온 망원렌즈를 꺼낸다. 어랍쇼 검은이마직박구리, 이 녀석들을 예서 만날 줄이야 몇 년을 보고 싶어 모대기던 녀석인데 올해만 세 번째, 한 번 보고 나면 자꾸 ..
호남정맥 묵방산(운암 삼거리~소리개재)
호남정맥 묵방산(운암 삼거리~소리개재)
2021.11.22늦가을인가 초겨울인가, 호남정맥에 다시 안기다. 진달래 꽃망울 터뜨리던 초봄이었으니 고닥새 반년이 훌쩍 지나버렸네. 날이 갈수락 먼 길 단번에 가기 어렵다. 나이는 자시고 몸은 불고, 별 수 있나 구간을 쪼개 조금씩 나아가야지. 그러다 다리에 힘 받으면 쭉 빼기도 하고.. 묵방산이 538m, 이번 구간은 개 짖는 소리, 닭 우는 소리, 차 달리는 소리 허다히 들릴 것이다. 산이 사람 사는 세상과 가까워지면 필연코 깎이고 뭉개져 상처투성이가 된다. 하여 사람의 간섭이 심한 마을 주변과 밭 가상은 가시덤불과 잡초가 우거져 길은 걸핏 사라지기 일쑤, 집중하지 않으면 곤욕을 치르는 수가 있다. 수풀 무성한 여름이 아니어서 다행인 것이다. 운암 삼거리, 들머리부터 수월치 않다. 흔히 도깨비풀이라 불리는 미국가막사..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2021.11.18농민 총궐기를 하루 앞두고 나는 무슨 생각으로 홍규 형을 찾아갔을까? 작가는 창작 중이었다. 작업실은 온통 갑오년, 우금티 혈전을 치른 농민군, 패잔병이 아니었다. 금강을 거슬러, 눈밭을 헤치며 그들은 떠나가고 있었다. 어디론가, 떠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거대한 작품,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삼례 가는 길, .. 탄생하고 있었다. 눈보라, 이 작품도 하나 목판으로 다시 만들어주시라 부탁했는데 모르겠다. 들어주실랑가.. 이미 시작된 전시 신동엽 문학관에서 하고 있다네 새로 창작되는 작품 걸어가며 내년 2월까지는 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