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호남정맥
[금남호남정맥] 4 서구이재에서 신광재까지
[금남호남정맥] 4 서구이재에서 신광재까지
2018.10.25일주일여 만에 나선 정맥 길, 이번엔 혼자가 아니다. 장안산 구간을 함께 했던 수정이와 딱 2년 만에 함께 했다. 아침 여덟 시 살짝 넘긴 시각 호남 제일문, 꽤 일찍 만났다 생각했건만 점심 무렵이 다 돼서야 서구이재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하산 지점인 신광재에 미리 차를 갖다 두었다. 계남 친구가 신광재에서 서구이재까지 우리를 옮겨주었다. 여기는 어디쯤일까? 아마도 천상데미 전망 팔각정, 팔공산 덩어리와 이 짝 산은 때깔이 다르다. 천상데미 아래 계곡에는 섬진강의 발원지가 되는 데미샘이 있다. 어! 왜 벌써 천상데미가 나오지? 덕태산 너머에 있었던 것 아닌가? 착각이라는 걸 알았다. 나름 기행문(2013/10/27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과 선각산의 가을 풍경)까지 남겨놓고.. 5년 전이었군, 잊을 만도 한..
[금남호남정맥] 3-2 신무산 넘어 자고개, 팔공산 넘어 서구이재
[금남호남정맥] 3-2 신무산 넘어 자고개, 팔공산 넘어 서구이재
2018.10.11계남 친구와 밤이 이슥하도록 술잔을 기울였다.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결국은 농민회 얘기, 당 얘기.. 머리는 나보다 더 벗겨졌지만 마음만은 열혈 청년이다. 집으로 같이 가자는 걸 뿌리치고 내일 한번 더 태우러 와달라는 부탁을 하고 모텔에 짐을 부렸다. 수분재로부터 600여미터 지점 어제 물러선 그 자리, 내 이런 곳에서 헤맸더랬다. 새벽녘 내린 비로 산천초목이 촉촉히 젖었다. 내 바짓가랭이도 젖어든다. 어릴 적 배운 간첩식별 요령에 따르면 바짓가랭이가 이슬에 젖어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을 의심하라 했는데.. 꼭 내가 그 몰골이겠다. "요 있네", 옷을 찾았다. 예상했던 곳, 불과 10여미터 안짝에서 길이 엇갈려 헤매였도다. 당연한 일이지만 주머니 속 물건은 그대로 잘 있다. 어제 옷을 찾아 다시 산을 올..
[금남호남정맥] 3-1 밀목재에서 수분재까지
[금남호남정맥] 3-1 밀목재에서 수분재까지
2018.10.11가을을 탄다는 건 무얼까? 먹는걸까 입는걸까.. 이러던 내가 이번 가을은 웬지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타는 김에 화끈하게 타고 돌아오자." 그 마음으로 나선 길, 호남정맥으로 간다. 재작년 이맘때 발을 떼놓고 한번도 가지 못했다. 같은 전북이지만 무진장은 심리적으로도 실제로도 무진장 멀다. 고창 쪽으로 좀 당겨놔야 틈 날 때마다 정맥길을 축낼 수 있겠다 싶었다. 밀목재 혹은 밀목치, 장수 IC로 나와 장수읍 뒤쪽으로 돌아 오른다. 고갯마루 못미쳐 무령고개에서 이어온 정맥길 출구에 차를 세우고 고개를 넘는다. 동화댐 수몰민들이 산다는 신덕산 마을을 지나 다다른 산길 초입. 페러글라이딩 활공장을 지나 사두봉 거쳐 수분령까지, 그리고 신무산을 타 넘어 자고개까지 갈 계획을 세웠다. 그란디.. 벌써 한시 ..
[금남호남정맥] 2 무령고개에서 밀목재까지
[금남호남정맥] 2 무령고개에서 밀목재까지
2016.10.18지난 2월 호남정맥을 타보겠다고 첫발을 떼어놓았다. 눈이 수북했더랬는데 지금은 가을이다. 봄, 여름은 어느 결에 지나가 부렀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무령고개까지 차를 올려놓고 시작한다. 무령고개인지, 무룡고개인지, 둘 다 맞는지.. 지어 무령공재라는 이름까지 있다. 다음 지도에서는 둘 다 검색된다. 발음하기 쉬운 무령고개라고 해두자. 영취산은 다녀왔으니 오늘은 장안산으로 바로 직행하면 된다. 장안산은 백두대간에서 가지 쳐 나온 산줄기 금남호남정맥의 첫 번째 산이다. 금강 남쪽과 섬진강 서쪽의 모든 산줄기는 장안산으로부터 비롯되고 또한 장안산으로 수렴된다. 가히 호남의 종산이라 할만하다. 무령고개에서 밀목재까지 산길 30리, 오늘 그 길을 간다. 대략 다섯 시간을 잡는다. 단체 산행객들로 번잡스런 무령고개 ..
호남정맥에 내딛는 첫발
호남정맥에 내딛는 첫발
2016.02.05작년 이맘때 야심차게 시작했던 백두대간 종주는 상주 구간에 이르러 흐지부지되어 오늘까지 다시 잇지 못하고 있다. 대간 줄기가 약해져 좌우로 모두가 신라땅인 상주 구간, 산줄기가 약해지니 내 마음도 약해진 듯.. 언젠가 다시 잇겠다 마음만 먹다가 수렁에 빠진 것처럼 덧없이 1년이 지나버리고 말았다. 산줄기 흐릿한 상주 구간을 날 잡아 단번에 돌파해버리겠다는 계획만 야심차다. 이런 차에 또 무슨 호남정맥이냐 말하지 마시라. 그저 첫발만 떼어 놓았을 따름이다. 언제 틈이 나면 순창새재 부근에서 갈라지는 영산기맥 출발지점도 다녀와야겠다. 그리하여 대간과 정맥, 기맥을 형편에 따라 힘조절해가며 동시다발적으로다가 공략해보는 것으로.. 나는 도저히 사진발이 안받아 장수 청년이 대신 섰다. 호남정맥의 출발점은 북상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