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세상
야생의 몽골, 광야에서 여드레.. (3)
야생의 몽골, 광야에서 여드레.. (3)
2025.07.21몽골 탐사, 마지막 이야기#이레 5시 20분, 나는 여전히 아침 일찍 움직인다.이제는 오늘이 며칠인지, 돌아갈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게 이런 건가 싶다. 여우 찾아 한 바퀴 돌았지만 오늘도 허탕, 허나 몽골은 여전히 볼수록 흥미진진하고 새롭다. 나비, 새도 그렇지만 들꽃 역시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다. 돌아와 아침 요기, 이제 숙영지 뒤편 고개 넘어 사막 지대 둘러보고 다시 돌아와 짐 꾸려 이동한다. 이동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10시, 커다란 뿔 놓여 있는 '어워'의 배웅을 받으며 고개 넘어 사막 지대로 들어간다. 사막 입구 냇물 졸졸 흐르고 그리 두텁지 않은 숲이 사막과 초원을 가르고 있다. 숲을 뚫고 사막으로 들어간다. 완전 모래만 있는 그런 쌩 ..
야생의 몽골, 광야에서 여드레.. (2)
야생의 몽골, 광야에서 여드레.. (2)
2025.07.20나의 몽골 여행기는 3부작이다. 그 두 번째 이야기..#나흘4시 20분, 제 때 눈을 떴다. 산을 오른다.부지런한 멧새, 어둠을 방패 삼아 코앞에서 노래한다. "뚜루룩 뚜룩" 두루미 소리 경쾌하게 산을 울린다. 헌데 두루미 아니고 큰까마귀다. 잠에서 깨어난 녀석들이 산을 흔들고 어디론가 하나 둘 날아들 간다. 산정에서 돋는 해를 맞는다. '고향이 남쪽이랬지, 내 가슴에 머물다 간 그때 그 사람~'여기서 동남쪽으로 한허고 가다 보면 그 사람 만날 수도 있겄다. 오를수록 바위산, 낙락장송 즐비하다. 몽골 소나무 기상이 아름차다. 근방에서 가장 높은 암봉에 선다. 적당한 숲과 풀밭, 암벽이 섞인 정상 안부에 새들이 북적인다. 이소는 하였으되 아직 어미 슬하에 있는 어린 녀석들이 불쑥 튀어나오는가 하면 먹잇감..
야생의 몽골, 광야에서 여드레.. (1)
야생의 몽골, 광야에서 여드레.. (1)
2025.07.18몽골에 다녀왔다, 헤아려보니 6년 만이네.. 이른 새벽 떠오르는 해를 맞으며 길을 나선 지 딱 12시간, 오후 3시 30분(현지 시간 2시 30분) 나는 몽골에 도착했다.정읍역-용산역-서울역-인천공항-칭기즈칸 공항, 겨우 한 나절이라니 세상 참 좁아졌다. 우리 일행은 탐사단 7명, 몽골인 가이드와 푸르공 운전자 둘까지 하면 총 10명, 애벌레가 대장인 되겠다. #첫날숙소(Hero Гэр Бүлийн Амралт)에 도착해 보니 6년 전 그곳, 시작은 늘 흥분을 동반한다. 짐 풀자 배고픈 것도 잊고 곧장 탐사에 돌입,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풀밭에 노니는 나비, 한반도에서는 이미 절멸되었거나 보기 힘든 녀석들이 나분 나분 날아다닌다. 저녁을 먹었지만 해는 아직 중천에 있다. 일몰 시각을 검색하니 ..
오봉산 칼바위
오봉산 칼바위
2025.07.01이른 아침 마을 앞 풍경 참으로 황홀하다. 밀려든 해무에 휩싸인 산이 신비로워 보였다. 오봉산이라 했다. 성큼성큼 논바닥을 건너온 이는 외국인이었다.산천은 의구하나 인걸은 간 데 없고..오봉산 아래 달려가 이리저리 둘러보았으나 길을 찾을 수 없다. 잠깐이면 오르겠는데..지도를 열어 오봉산을 검색하니 인근의 다른 산이 나타난다. 동네 사람 눈에는 그 산이 그 산, 내나 같은 오봉산이었나 보다.내친걸음인지라 포기할 수가 없다. 칼바위 주차장에서 팍팍한 산길을 얼마간 오르니 산이 완연히 달라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그 옛날 구들장 꽤나 실어냈다고.. 너덜바위 지대 숨구멍에서 에어컨 바람 뺨치는 냉기가 뿜어져 나온다. 그 냉기 눈으로는 보이는데 사진기에는 안 잡힌다. 누가 언제 쌓아 올렸는지 아무런 설명이 ..
건강한 혹은 신선한 아침
건강한 혹은 신선한 아침
2025.06.27어린 상추 여러 장청양고추 한 개오이 반 개삶은 달걀 두 개CU 닭가슴살 반 개고춧가루 약간올리브기름 한 숟갈복분자 식초 적당량연두 약간사진을 찍었더니 닭가슴살 샐러드라 인식한다.나도 그렇게 인식한다.아침밥을 먹지 않은 지 꽤 오래됐다.이른바 '조식 폐지', 오랜 세월(20년 가까이)이 흐르자 아침을 먹건 먹지 않건 별반 문제되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굳이 먹지 않고, 필연코 먹어야 하는 경우에는 부담 없이 그냥 먹는다.그렇게 살아왔다.그런데 최근 6개월여 어지간하면 가볍게 뭐든 챙겨 먹고 산다.혈당 관리를 제법 빡세게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주로 무엇을 먹는가?토마토달걀볶음, 땅콩 등 견과류, 샐러드, 치즈, 두유..대략 이런 것들을 손길 가는 대로, 형편 되는대로 두서없이 먹는다. 아침을 먹는 것과 먹..
붉은왜가리, 뜸부기 나는 들판
붉은왜가리, 뜸부기 나는 들판
2025.06.26오랜만에 간 뚝방,모내기 전후 들판 풍경은 판이하다.황량했던 들판이 푸른 물결로 그득하다.들판에 쏟은 농민의 피땀은 그 얼마일 것인가?뜸부기가 운다.뜸부기는 몸으로 운다.몸속 깊은 곳에서 토해내는 단말마의 비명과도 같은 뜸부기 울음소리는 높지 않지만 황혼 녘 들판에 멀리멀리 퍼져나간다.암컷을 부르는 것일 터..호사도요도 그렇게 운다.온몸을 쥐어짜 울음을 토해낸다.다만 호사도요는 암컷이 수컷을 부른다.해질 무렵 나는 뜸부기를 찾아 나선다.좀 이른가? 소리 들리지 않는다.하얀 백로들이 지심 매는 농민들처럼 논바닥을 성큼성큼 헤집고 다닌다.그런데..왜가린데 때깔이 묘하다.오~ 붉은왜가리!근데 이 녀석이 지금 여기 있는 게 맞나?그것도 한 논에 두 마리가..눈을 씻고 봐도 맞다, 붉은왜가리.빛의 영향일까?두 개..
지리산 하산기(세석-장터목-제석봉-백무동)
지리산 하산기(세석-장터목-제석봉-백무동)
2025.06.24날이 밝아온다. 나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잠에서 제 때 깨어났다. 머릿속 시계가 제대로 작동한 것이다. 가벼운 스트레칭 후 몸을 일으킨다. 몸이 가볍다. 각종 관절과 근육들도 상태가 좋다.아침은 장터목에서 먹을 요량으로 짐을 꾸려 촛대봉으로 향한다. 일출시간에 정확히 맞췄다. 아무런 기다림 없이 떠오르는 해를 맞는다. 해는 천왕봉 옆구리를 비집고 올라왔다. 조짐이 좋다. 촛대봉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아침을 맞는다. 반야봉과 눈을 맞추고 발길을 내딛는다. 촛대봉 지나 장터목으로..저 멀리 장수덕유(서봉)와 남덕유, 북상하는 백두대간의 고봉들이 점점이 떠 있다. 삼신봉(주릉에도 삼신봉이 있더라)에서 촛대봉을 본다. 드디어 잣까마귀를 본다. 반야봉을 바라보고 있는데 바로 앞 구상나무에서 연달아 세 마리가 날았다..
아! 지리산, 지리산..
아! 지리산, 지리산..
2025.06.23모내기 마치고 나는 산으로 튀었다. 지리산, 한신계곡 거슬러 세석에서 밤을 보내고 장터목 거쳐 천왕봉에 이르려 한다. 나는 한없이 할랑거리며 타박타박 오를 것이다. 점심 든든히 먹었다. 살래 사는 애벌레 꼬셨지만 그는 통영으로 튀었다. 물은 내려오고 나는 올라간다. 숲에는 지저귀는 새소리 한가득, 흰배지빠귀 노랫소리 우렁차고 이따금 매사촌이 운다. 우당탕거리는 물소리, 햇살 가득한 산길, 나는 한없이 상쾌하고 자유롭다. 부지런히 먹잇감 나르는 되솔새를 만났다. 잘도 잡아 오더라, 둥지는 등산로 옆 바위 틈새 어딘가에 있다. 이번엔 물까마귀, 벌레 한 마리 물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다시 나타난 녀석 물에 뛰어들더니 자맥질을 거듭한다. 이것은 산새인가, 물새인가?주둥패기 노란 녀석, 이 녀석 때문이었네...
우리목하늘소
우리목하늘소
2025.05.26작년 이맘 때, 정확히 하자면 작년 내일이었네.읍성 한 바퀴 돌다 너를 만났다. 그리곤 잊었는데 엊그제 본 꽃하늘소 덕에 네 생각이 났던 것이다. 하늘소답게 제법 큰 녀석이었어.다시 볼 날 있을까?다시 만나게 되면 그땐 네 이름을 불러주마, 반갑다 '우리목하늘소' 라고 말이다. 네 이름의 유래를 알 수 없으니 그저 그런갑다 한다. 몸 윗면 검은 바탕에 노란 털. 더듬이는 두꺼우며 수컷은 몸길이보다 길고 암컷은 몸길이에 미치지 못한다. 앞가슴 등판 양 옆으로 뾰족한 돌기가 있으며 딱지날개에는 넒고 노란 띠무늬가 두 개 있다. 가운데다리 종아리 마디에 돌기가 있다. 성충은 봄부터 나타나 참나무 벌채목에 모여 껍질을 갉아먹는다. 범에도 활동하며, 벌채된 참나무 그루터기에서 기어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꽃하늘소
꽃하늘소
2025.05.25벚나무 심어놓은 밭에서 일 하다가 봤다. 남색초원하늘소가 눈에 많이 띄었는데 이 녀석은 단 한 번, 바로 그 녀석이다. 꽃하늘소 수컷이거나, 수검은산꽃하늘소 암컷이거나..일단 꽃하늘소 수컷이라는 것에 무게를 실어본다. 머리, 앞가슴등판, 더듬이, 다리는 검고 떡지날개는 검거나 갈색이며 광택은 약하다. 산길이나 임도 주변의 꽃에 날아와 꽃가루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로 찔레꽃에 날아온다. 기주식물과 유충의 생태는 밝혀지지 않았다. 남한 전역에 분포한다. 출현시기 5~8월(자연과 생태, 한국의 하늘소)
제 맛에 산다.
제 맛에 산다.
2025.05.25오랜만에 들여다본다, 농사꾼 조선낫이라.. 블로그가 "뉘슈~" 하는 듯, 하지만 나도 할 말은 있다. 바빴네, 겁나.. 실은 정신없이 살았던 게다. 지어 운전면허가 취소된 줄도 몰랐으니..하여 요즘은 자전거 많이 타고, 때로는 달리기도 하고..먹는 얘기를 해볼까 한다. 요리는 창작이다. 내 입맛에 맞게, 내가 원하는 맛을 내기 위한 연구는 누가 대신 해줄 수 없다. 참고는 많이 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 했으니..지난겨울 사놓은 땅콩 한 가마니, 겨우내 까먹고 남지기는 밭에 심을 요량이었다. 허나 과히 까먹지도 못하고 땅콩 심을 날짜도 진즉에 떨켜 버렸다. 나는 내란 중에 면허증도 잃고, 뭣도 잃고 다 잃었다. ㅋㅋㅋ 부엌에 사는 새앙쥐 한 마리 밤이면 밤마다 부시럭거리며 열심히 까먹더니 배 터져..
전봉준 농민가
전봉준 농민가
2025.04.25죽어도 사람이고자 했던 사람들어머니와 자식을 남기고 그 자리에 섰던 사람들총알이 와서 박힐 때 가장 뜨거운 무엇을 가졌을 사람들살 수 있는 길이 있었던 사람들몸 위에 몸을 포갠 사람들살 수 있는 길에서 영원히 사는 길로 간 사람들이런 사람들을 생각하며 가사를 쓰고이 가사를 보고 또 느낌이 팍 와 곡을 만들었답니다.전봉준과 그 동지들 130주기에 드리는 헌정곡이자전봉준을 그리며 트랙터에 올라탈 오늘의 동지들을 위한 노래가 되었습니다.전봉준 농민가강광석 글 최상돈 곡, 노래 우금티에 설 때 고향이 그리웠다 우금티에 설 때 내 님이 그리웠다허나 어쩌랴 난 가야 한다우금티에 설 때 나는 사람이다 싸워서 사람이다 죽어도 사람이다우금티에 설 때 앞에서 쓰러진다우금티에 설 때 뒤에서 쓰러진다허나 어쩌랴 나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