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나무
눈은 게으르고 손은 부지런하다.
눈은 게으르고 손은 부지런하다.
2009.02.15손님이 오신다는 전화를 1주일 전쯤 제주도에서 받았다. 매우 어려운 손님이 더구나 사위, 며느리와 함께 오신다 하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뒤로 크나큰 우리 집 터는 풀밭이 되기 일쑤였다. "나 죽으면 사방 간디 풀밭 될 거이다" 하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던 어머니께서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것이다. 작년에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일찍 들었던 추석이 지나고 나서 방치한 가을 풀들이 새봄을 맞이하는 지금까지 어지럽게 너울거리고 있다. 어머니께서는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집안 풀 단속을 하셨고 그 호미질로도 다스려지지 않는 풀들은 가차 없이 그라목손으로 처단하시었다. 반면 거의 하루도 쉬지 않고 밖으로만 싸돌아다니는 나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뒤로 한 번도 약통을 짊어진 바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