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
혹독한 겨울, 굶주린 가창오리
혹독한 겨울, 굶주린 가창오리
2018.02.10급격히 날이 풀어지고 눈이 마구 녹아내린다. 오는 봄을 어찌 막을쏘냐. 하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한파의 위력은 어마 무시했다. 얼어붙은 저수지, 눈 덮인 들판은 월동 중인 가창오리들에게는 꽤 큰 시련이었을 것이다. 지금 동림 저수지에는 가창오리들이 없다. 아마도 해남 방면으로 더 내려갔겠지.. 그런데 눈 덮인 논바닥에 내려앉아 먹이활동 중인 가창오리 한 무리를 보았다. 신림 들판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변 농사가 잘 되지 않아 수확을 포기한 채 방치된 논이었다. 누가 보건 말건 허겁지겁 주린 배를 채우기에 여념이 없다. 가창오리는 본래 밤에 먹이 할 동을 한다. 지금 이 시각이면 드넓은 호반에 모여 앉아 한가로이 휴식을 취할 때이다. 하지만 강추위와 폭설이 불러온 위기상황에서 녀석들은 대규모 군집생활과..
동림지 가창오리
동림지 가창오리
2017.12.16삼각봉으로 우뚝 솟은 소요산, 저녁 노을이 붉다. 붉은 노을에 이끌려 물가에 섰다. 음.. 가창오리는 생각지 않았는데.. 고요한 수면을 박차고 힘차게 날아오른다. 대부대는 아니지만 제법 규모있는.. 한풀이라도 하듯 저수지 상공을 맴돌며 쉽사리 떠나지 않는다. 녀석들의 춤사위를 저물도록 바라보았다.
타는 저녁놀, 가창오리 날다.
타는 저녁놀, 가창오리 날다.
2016.01.12지난 6일 사라진 듯했던 가창오리들은 더 큰 무리가 되어 하루 만에 돌아왔다. 이래저래 바쁜 나날들의 연속이다. 통 가볼 짬이 나질 않는다. 석양이 좋겠기에 집에 와 있는 아들놈을 시켜 사진을 찍어오라 했다. 그런데 행장을 차리고 집을 나서는 찰나 한 무리 가창오리 떼가 지붕을 스치고 정읍 방면으로 날아간다. 이렇게 일찍 날다니.. 방향도 제대로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갈걸 그랬다. 사진을 찍어본 녀석이 아닌데 기대 절반, 걱정 절반.. 그런데.. 나보다 잘 찍었다. 내가 갔으면 어땠을까? 복권 한 장 사줘얄랑갑다.
가창오리 취중군무
가창오리 취중군무
2016.01.06가창오리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싶더니 오늘 아침에는 종적이 없다.어제 저녁 우리집 지붕을 넘어 정읍 방면으로 날아가는 녀석들을 봤는데 새벽녘 돌아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먹이가 부족했을까? 아마도 며칠간은 저수지 오리보다 저수지 가상에 오리구경 온 사람들 숫자가 더 많겠다. 새해 첫날 담아놓은 가창오리 사진을 이제사 떠들어본다. 산에서 내려와 마신 술에 꽤나 취해 있었다. 취한 건 가창오리가 아니고 나였지만 어찌됐건 취중군무.이날 녀서들은 특이하게도 코도배기 주변을 배회하며 꽤 긴 군무를 펼쳤다.황혼도 좋았기에 코도배기에 있던 사람들 땡 잡은 날이다. 어디론가 대거 이동한 녀석들이 언제쯤 다시 돌아올지..지금으로서는 짐작하기 어렵다.
동림 저수지 가창오리,15/12/28
동림 저수지 가창오리,15/12/28
2015.12.28서짝 하늘에 두터운 구름장으로 노을이 좋지 못했다. 그제는 고부, 어제는 입암, 장성 방면으로 날아가더니 오늘은 정반대 줄포 방향 부안 들판,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집단행동을 한다는 것과 주변의 너른 들판을 번갈아가며 찾는다는 것 외에 날아가는 방향을 예측하기란 실로 어렵다. 멀리서 펼쳐지는 군무를 잡는데는 광각 렌즈보다 적당한 망원 줌 렌즈(40-150)가 유용했다. 노을 없는 밋밋한 배경지를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대신 메꿔주었다.
가창오리 아침 군무, 15/12/27
가창오리 아침 군무, 15/12/27
2015.12.27동창이 붉게 번지는 걸 보니 날이 좋은 모양이다. 코도배기에 나가니 가창오리들이 이미 돌아와 있다. 꽤 많다. 점점 불어나는 듯..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자리를 잡느라 부산하다. 좀 더 이른 새벽 미명에 오면 수백마리씩 떼를 지어 먹이터에서 돌아오는 녀석들을 볼 수 있다.
동림저수지 가창오리 군무, 15/12/24
동림저수지 가창오리 군무, 15/12/24
2015.12.25자리 선정은 그럭저럭 괜찮았으나 배경지가 영 시원치 않았던 날. 크리스마스 특별공연같은 건 없었다.몇마리나 되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으나 도저히 가늠할 재간이 없다. 이 정도면 몇마리나 되는걸까?
그날 이후 가창오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날 이후 가창오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2014.01.30녀석들은 본격적인 이륙 전 대오를 정비하는 군무를 한바탕 펼쳤다. 가창오리들이 내려앉고 저수지는 다시 정적 속에 휩싸였다. 서산에 해는 걸리고 수면은 민경처럼 고요하다. 가창오리떼는 행적이 묘연하다. 해가 넘어가고 얼마나 지났을까?일순 가창오리떼가 부상한다. 고요한 수면 아래 또 한무리의 가창오리떼가 군무에 동참한다. 동림저수지에 떠본 적이 없는 거대한 배가 되었다. 좀 더 빠른 쾌속선이 되어 함수가 부상한다. 이 뭐꼬.. 한마리 예쁜 고래가 되어 하늘을 난다. 허~! 날렵한 물메기가 되었군. 이날 이후 가창오리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
동림 저수지 가창오리와 AI
동림 저수지 가창오리와 AI
2014.01.22집에 잠시 들러 저수지를 바라다보았다. 가창오리 개체수가 절반가량 줄어들어 있다. 하지만 이는 특이한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가창오리의 행동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가창오리를 추적하여 10년 이상 군무 사진을 찍어온 노련한 사람들도 녀석들이 어느 방향으로 날아갈지 예측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느날 갑자기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도 하고 순식간에 줄어들기도 하는 것은 예사이다. '가창오리 1천마리 떼죽음'이라는 오보를 불러온 정보제공자가 농식품부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실제 폐사한 가창오리 개체수는 20여마리에 불과하고 나머지 큰고니,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등을 모두 합하여 총 90여마리 폐사체가 수거되었다 한다.헬기까지 띄워놓고 가창오리떼를 몰아대며 수거한 것이 그렇다. 20여만마리 ..
설맞이 특선 가창오리 군무
설맞이 특선 가창오리 군무
2013.02.10해남으로 내려가 월동하던 가창오리가 동림 저수지로 옮겨왔다. 한 보름 전쯤 다시 왔다 하는데 그 수가 줄었다 불었다 한단다. 초대형 군무는 아니지만 어제에 비해 오늘은 제법 성의를 다해 군무를 펼친다. 설맞이 특선 공연이라도 하는 듯하다. 하지만 배경지는 어제가 좋았는데..
동림 저수지 가창오리 군무 동영상
동림 저수지 가창오리 군무 동영상
2012.03.04오랫만에 집에 왔는데 가창오리들이 아직 가지 않고 있네요. 대단히 많은 수는 아니지만 꽤 많았습니다. 동림저수지가 이제 가창오리 군무를 볼 수 있는 명소가 된 듯 합니다. 어디로 뜰지 모르는 녀석들이라 자리 선택이 중요한데 그럭저럭 잘 잡았습니다. 저수지 복판을 향해 툭 튀어나온 무덤이 있는 곳이 실패할 확률이 가장 적은 자리입니다. 이 일대가 밭으로 변하기 이전 늘 소풍다니던 곳입니다. 우리 동네에서는 신평리 코도배기라 부릅니다. 신평리는 저수지 복판에 수장된 마을 이름이고 코도배기는 코처럼 툭 취어나왔다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일제 식민 초기에 만들어진 저수지니 이제는 아득한 기억 속으로 잊혀져가는 지명입니다. 이번에는 동영상으로 찰영해봤습니다. 이 녀석들이 머리 위로 날아갈 때는 정말 전율이 느껴질..
외로운 가창오리
외로운 가창오리
2012.01.09번식지에서 흩어져 생활하던 가창오리들은 월동하기 위해 내려오면서 대규모 군집을 형성한다. 때문에 수십만마리가 떼로 몰려다니며 펼치는 군무는 대규모 월동지인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다. 그래서 무리와 떨어져 홀로 있는 가창오리를 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어딜 가나 해찰하고 다니는 놈은 꼭 있다. 그런 녀석들을 보면 왜 그럴까에 앞서 몹시 외로워보인다고 생각하게 된다. 가창오리 한마리 저수지 가상에서 홀로 헤엄쳐다니고 있다. 수컷 한마리 저수지 가상 아직 녹지 않은 얼음 위에 홀로 서 있다. 내외간일까? 서로 외면하고 있지만 그래도 들 외로워보인다. 휘영청 달 밝은 밤 먹이터로 향하는 가창오리떼들이 달에 그림자를 드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