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한낮 더위를 피해들어간 숲 속에서 긴꼬리딱새를 보았다. 

흔히 부르는 이름 삼광조는 일본 것을 그대로 갖다 쓰는 것이라 왜색이 짙다.  

한국조류협회에서 토론을 거쳐'긴꼬리딱새'로 개칭했다 하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타당한 일이다.

2009년의 일이니 꽤 오래 되었음에도 지금도 삼광조라 부르는 경우가 더 많은 듯..


이런데라면 예의 긴꼬리딱새가 있을 법하다는 생각을 늘 해왔던 곳. 

짧은 순간이지만 작년에는 소리도 들었던 터다. 

사실은 나비를 찾고 있었다. 



새소리가 들리고 짚푸른 녹음 사이로 뭔가 움직이고 있었다. 

긴꼬리딱새 특유의 경쾌한 휘파람 소리는 아니지만 느낌이 온다. 

이런 느낌은 어디서 오는건지 참 이상하다.  

육안으로 녀석의 존재를 확인하고 나자 사진기를 만지는 손이 허둥대기 시작한다. 

침착해야 하는데.. ㅎㅎ




이소한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새라 생각했다. 

소리도 그렇고 한 자리를 계속 맴도는 것도 그렇고..

뿔나비를 물고 있는 것도 어미새한테 건네받은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암컷 어미새다. 

하긴 지금 보니 발톱이나 깃털이 완전한 성조의 모습이다. 




언뜻언뜻 그림자만 비치는 수컷은 정말이지 바람처럼 움직였다. 

긴꼬리를 휘날리며 숲 속을 유령처럼 날아다닌다. 

이따금 들리는 경쾌한 휘파람 소리는 이 녀석이 내는 듯하다. 

용케 얻은 사진이다.  



나뭇가지 사이에서 미약한 새소리가 들리더니 이 녀석이 나타났다. 

역시 주인공은 나중에 나타나고 얼굴도 잘 안보여준다. 

엉뚱한 녀석이다 싶었는데 이 녀석이 갓 이소한 어린 긴꼬리딱새로 보인다. 

둥지는 보지 못했지만 이소하는 날이었던 모양이라. 

여튼 조복 좋은 날.. 복권이나 한장 살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