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자그마한 시얌(샘)이 있는가 하면, 그보다 좀 크면 둠벙, 더 크면 방죽이라 한다. 

아주 크면 뭐 저수지..

우리 동네 인근에는 이맘때쯤이면 가시연이 온통 뒤덮어버리는 방죽이 하나 있다. 

그 방죽에 물꿩이 다시 왔다. 2년만이다. 

그런데 올해도 여전히 홀몸, 역시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물꿩은 1처다부제로 번식한다 했는데 암컷인지 수컷인지 구분할 수 없으니 어떤 연유로 홀몸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암컷은 여러마리의 수컷을 거느리고 열흘 간격으로 연속적으로 알을 낳을 수 있으며 부화와 육추는 수컷이 책임진다. 

호사도요와 매우 유사한 습성인데 암수 구분이 어렵다는 것만 차이가 있다. 


우는 듯 한데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지난번 녀석과는 달리 소리를 내지 않고 소리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지난번 녀석은 물꿩 소리를 들려주면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게 암컷이었나? 그래 호사도요도 암컷이 울었다. 

우는 듯 한데 소리가 나지 않았다. 울려고 시도한 건가? 소리가 아주 작아서 듣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야는 수컷인가? 번식할 생각은 하지 않고 왜 혼자일까? 정말 궁금하다.  

언제 틈 나면 또 다른 물꿩이 있을 법한 주변 둠벙들을 둘러봐야겠다. 



Pheasant-tailed는 꿩꼬리,  Jacana과에 여러 종이 있지만 이처럼 긴 꼬리를 가진 것은 이 녀석 뿐이다. 

Jacana는 '백합을 밟는 발'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한다. 연잎을 밟고 다니는 몸집에 비해 엄청나게 큰 발의 특징을 잘 포착한 이름이다. 

물론 우리 이름 '물꿩'도 잘 지은 이름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