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가을이 저물어간다. 

저물어가는 가을의 끝을 잡고 올해는 마지막이다 싶은 단풍구경에 나섰다. 

새벽녘 비가 내리고 먹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리는가 하면 간간이 빗방울도 뿌린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그야말로 추풍낙엽의 장관이 펼쳐지기도 하는 전형적인 늦가을, 고창의 단풍명소 문수사와 선운사를 찾았다.  

인근에 내장산도 있으나 넘쳐나는 인파에 고즈넉한 맛이 없는지라 단풍철에는 발걸음을 해본 일이 없다. 


먼저 문수사 단풍을 감상해보시라. 단풍이 아직은 싱싱하다. 

단풍나무, 고로쇠나무 등 노거수가 많아 문수사 일대 숲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입산이 통제되어 있다. 

문수사는 고책창연한 절이기는 하나 2008년 화재 이후 공사판이 벌어져 있어 어수선하기 짝이 없고 단풍도 딱 절 입구까지만 볼만하다. 

해서 산을 오를 수 없고 절까지만 갔다 되돌아나와야 하는 아쉬움이 크다. 

사실 산을 오른다 해도 등산로가 분명하지 않고 정상에 오르더라도 조망이 터지지 않아 답답하다. 










이번엔 선운사 단풍이다. 

오후 네시경 시간이 다소 늦은데다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고 소나기가 한바탕씩 내린다. 

문수사에 비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선운사 단풍은 절집과 잘 어우러지고 도솔천을 중심으로 흐드러진다. 

도솔천을 거슬러 도솔암에 이르는 내내 황홀한 단풍 터널을 지나게 된다. 

천마봉에라도 오르고 더하여 능선을 타게 된다면 온 산에 물든 각양각색의 단풍을 감상할 수 있겠다. 

문수사 단풍에 비해 이미 절정을 지났다는 느낌이 강하다.


사람마다 취향과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일이니 문수사와 선운사 단풍의 우열을 가리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아직 단풍구경을 못해 안타까운 마음에 엉덩이가 들썩거리는 분들이 계시다면 서두르라는 말을 전하고 싶을 따름이다. 

어제 오늘 비바람에 혹여 많이 상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두터운 먹장구름을 뚫고 잠시 해가 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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