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가입하려면 한국 쌀시장 더 열어라"

미국이 자신의 야욕을 남김없이 드러냈다. 미국은 자기나라 쌀을 팔아먹을 안정적인 시장을 우리에게 요구한다. 


지난해 쌀시장 완전개방을 놓고 박근혜 정부와 농민들이 격돌했다. 

정부는 관세를 높이 매기면 아무 문제없다 했고 농민들은 FTA와 TPP를 만나면 고율관세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 했다. 

농민들의 합리적인 반박과 투쟁에 부딪힌 정부는 "모든 FTA, TPP에서 쌀을 제외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그리고 이제 미국이 입을 열어 한국이 TPP 가입하려면 쌀 시장을 일본 수준으로 개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수준이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가?

미국은 일본에 20만톤 추가 쌀수입을 요구했고 일본은 5만톤 가량의 수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결 직전에 이르렀다는 미일간의 TPP 협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한국도 일본처럼 WTO 협정에 따른 의무수입물량 40만 8천톤 외에 미국쌀을 별도로 낮은 관세 혹은 무관세로 수입하라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박근혜 정부가 취할 태도는 무엇인가?

"쌀은 TPP의 대상이 아니다. 이것이 불가하다면 우리는 TPP 가입 못한다"라고 못박을 일이다. 

아직까지는 마치 그럴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까지 한국 정부의 입장이 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절대 딴 생각 못하도록 해야 한다. 


한편으로 우리는 앞으로는 지키는 척 하고 뒤로 내주는 밀실협상, 이면합의를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 

더이상 열 것도 없는 우리에게 "더 열라"는 미국의 핵심 요구는 미국산 밥쌀용 쌀을 지속적으로 수입하라는 것이다. 

쌀시장을 완전개방하여 더 이상 밥쌀용 쌀을 수입할 의무가 사라진 조건에서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명백한 추가개방 요구가 된다. 

이를 예견했을까? 정부는 밥쌀용 쌀 수입예산 700억을 구태여 확보해 꼬불쳐두었다.

이에 대해 전농은 미국과의 이면합의를 위한 예산이라 지목하고 예산삭감 투쟁을 전개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은 우리 예상과 한치도 어긋남이 없이 행동하고 있다. 한국 농민들 손바닥 위에서 놀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취할 행보도 사실 훤히 내다보여진다. 

이미 환히 내다본 싸움이라면 백전백승해야 맞다. 

질 수 없는 싸움, 져서는 안될 싸음의 막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