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2일 정부의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aT센터 나주본사에서 열렸다. 

밥쌀용 쌀은 가공용이 아닌 식용으로 시중에 유통할 수 있는 쌀의 말한다. 

밥쌀용 수입쌀은 일반 소비자보다는 식당을 비롯한 대형 소비처를 중심으로 유통되며 국내 쌀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하고 있다. 

수입의무가 사라졌음에도, 쌀이 남아돈다면서도 밥쌀용 쌀을 수입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5월 12일 이 날은 수입업자를 상대로 설명회가 예정된 날이었다. 

기자회견을 마친 농민들은 aT센터 사장 면담을 요구하였으나 돌아온 것은 건물봉쇄와 연행협박, 강제퇴거 등 경찰을 앞세운 냉대와 탄압 뿐이었다. 



수입의무 없다, 밥쌀용 쌀 수입 중단하라!



쌀갑폭락 원인이다. 밥쌀용 쌀 수입 중당하라!





따질 것 있다. 사장 한번 만나자. 

하지만 나이어린 경찰들이 길을 막아 나선다. 



살값폭락 부채질하는 밥쌀용 쌀 수입 중단하라!





해도 해도 너무한다. - 한국농정신문




[사설] 정부는 밥쌀용 쌀 수입을 중단하라



민중의 소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센터)는 지난 8일 국영무역 공고 '2015 TRQ 쌀(5차) 구매입찰 공고'를 게재했다. 여기에 밥쌀용 쌀 1만톤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항의하여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을 요구하며 aT센터 나주본사를 찾은 농민들이 불과 몇시간만에 사지가 들려 처참하게 끌려나왔다.


최소시장접근물량(MMA)라는 이름으로 쌀을 수입해오던 시기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량의 30% 이상을 가공용이 아닌 밥쌀용으로 들여와야 했다. 지난해 전체 수입쌀의 41%에 달하는 17만톤이 밥쌀용이었다. 그간 밥쌀용 수입쌀은 국내 시장을 유린하며 쌀값을 떨어뜨린 주범이었다. '의무 속 또 하나의 의무', 이중 족쇄 속에 우리쌀과 농민들은 철저히 유린당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쌀시장을 완전히 개방하면서 밥쌀용 쌀 수입에 관한 의무가 사라졌다. 이는 농민들에게 한 가닥 위안이 됐다. 작년 11월 국회는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을 촉구했고, 농식품부는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정부가 밥쌀용 쌀 수입을 버젓이 공고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들어 멈추지 않는 쌀값 하락이 '풍년으로 인한 과잉쌀' 때문이라고 진단해온 정부가 밥쌀용 쌀을 수입하겠다고 나선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밥쌀용 수입쌀을 '시판용'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보인다. 이번 5차 공고를 시발로 나머지 잔여물량 10만여톤은 전량 밥쌀용 쌀을 수입하려고 할 공산이 크다. 이런 정황에서 농민들이 즉각적인 반발에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반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경찰의 대응은 무자비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 등 농민 대표의 사지를 들어 건물 밖으로 내던지고 연행하겠다고 협박하며 농성 천막을 파괴하였다. 지금 농민들은 비닐조각에 의지하여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쌀도 넘쳐나 처치 곤란이라는 정부가 밥쌀용 쌀을 굳이 수입하겠다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가 밥쌀용 쌀 수입을 고집하는 이유는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으로 관세율 조정을 명목으로 벌어지는 WTO 쌀협상에서 이면합의가 추진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또한 TPP 가입을 위해 미리부터 미국에 조공을 바치는 것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한국은 지금껏 미국산 쌀의 안정적인 수출 대상국이었다.


WTO규정과 국내 쌀 수급상황을 보더라도 밥쌀용 쌀 수입은 명분이 전혀 없는 행위이다. 정부는 밥쌀용 쌀 수입 기도를 즉각 중단하고 대책없이 하락하고 있는 국내산 쌀값을 안정시킬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전농과 쌀생산자협회는 전자입찰이 진행되는 21일까지 aT센터 나주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하고 농민집회를 열 예정이다.


부지깽이조차 바삐 나댄다는 극한의 농번기, 논밭의 농민들을 거리로 내모는 박근혜 정권은 참으로 반농민적이며 반인륜적인 사대매국 정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민족의 목숨줄과도 같은 쌀을 지키기 위한 농민들의 투쟁에 전 국민의 지지와 연대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