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이 오른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하는 것은 올라본 사람만이 안다. 

경중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있겠으나 심하게 오른 경우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상한 것이 얼굴만 남겨두고 몸 전체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얼굴에 증상이 집중되는 경우가 있다. 

이번의 경우 얼굴은 말짱하다. 

또 참옻과 개옻(검양 옻나무)의 옻 오른 증상이 꽤 다르게 나타난다. 

 

여하튼 옻이 올랐다. 

지난 4월 말 옻순을 배터지게 먹고 난 이후 손목 부근과 항문에 가벼운 증상이 한 열흘 지속된 후 사라졌다.  

그런데 집안에 제멋대로 자라고 있는 개옻나무를 베어낸 이후 몸 전체에 다시 증상이 나타났다. 

심하지 않아 참고 견디고 있었는데..

한밤중 사단이 일어났다. 

설핏 잠이 들다 개미에 물려 깼는데 그 자리가 가렵기 시작하더니 아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 불면의 밤이 시작되었다. 

이 부분은 사진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혐오스러울 수 있다. 

 

 

처음 옻닭을 먹고 심하게 옻이 올랐던 때와 유사하게 되었다. 

아 이 가려움증과 열감이라니..

응급실에라도 가야 되지 않겠나 생각할 무렵 날이 새기 시작했다. 

병원은 뒤로 미루고 밤나무 밑으로 달려가 새로 나온 가지를 뚝뚝 분질러왔다. 

밤나무는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밤나무 줄기와 잎을 다린 물로 목욕을 하는 요법은 효험이 대단히 크다. 

인터넷에 떠도는 갖가지 민간요법 중 가장 신뢰가 가고 손쉽게 할 수 있어 심하게 옻이 오른 경우 이 방법을 써 왔다. 

나 뿐만이 아니라 주위의 평가 또한 좋다. 효험이 좋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려움증과 열감이 매우 신통하고 빠르게 사라진다. 

 

 

밤나무 가지와 잎을 적당량 넣고 그저 팔팔 끓이면 된다.

 

 

한대접 마시고.. 맛은 녹차와 유사하여 의외로 먹을만 하다. 

몸에 끼얹을만큼 식기를 기다려 몸 구석구석을 정성 들여 적신다. 

그 시원함이라니.. 비누칠을 하거나 맑은물로 헹구지 않고 그대로 말린다. 

기쁜 일이 있어야 할덴데..

가려움증이 사라지니 잠이 쏟아진다. 

한숨 잘 자고 일어나니 9시, 꿀잠 잤다.  

 

 

많이 호전되었다. 무엇보다 가려움증이 사라졌다. 

보건소에 가서 주사라도 한대 맞을까 하다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그냥 일하며 하루를 버텼다. 

일 마치고 한차례 더..

 

 

그리고 오늘 아침 지금 이 순간.. 말끔해졌다. 

이렇게까지 속빠르게 증상이 사라진데는 이유가 있겠는데 개미에게 물린 이후로 급작스레 증상이 심해진 것과 연관이 있지 않겠나 싶다. 

그 연관관계를 딱히 설명할 수는 없으나 내가 당한 일이니 내가 판단하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옻이 우리 몸 어디에 얼마나 좋은지, 왜 옻이 오르게 되는지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맛이 좋으니 즐겨먹고 그런만큼 옻이 자주 오르기도 하는데 그 정도가 심하지 않기에 참아내는 것이다.

이번의 경우는 색다른 경험이다.  

밤나무가 어떤 연유로 옻 오른데 이처럼 효능을 발휘하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직접 체험해본 바 실제 효과가 꽤 탁월함을 알 수 있겠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그저 참고하시라.  

 

'먹고 놀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꺼비 삼키는 능구렁이  (2) 2015.06.05
우리집 개 동강이  (0) 2015.06.03
델리 구경  (0) 2015.04.06
기차 타고 타지마할로.. 인도 기차 꼭 타보시라.  (2) 2015.04.02
아이들 북적이는 인도 농촌마을.  (0) 201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