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묵을란디 쌀이 떨어졌다. 

기함할 지경인데..

하지만 나에겐 메밀쌀이 있다.

작년 이맘때쯤이었던지, 재작년인가?

정선에 갈 때마다 메밀국죽 노래를 불렀더니 정선 사람 메밀쌀을 한봉다리 싸줬더랬다.

좌우튼, 기억을 더듬어 맛을 재현해보는디.. 잘 될랑가 모르겄다. 

먹어본 지 오래다. 



멜치 넣고 물 끓이다가 메밀쌀 넣고 된장 풀고 고추장 풀고..

고추장은 시늉만 했을 뿐인데 때깔을 장악해부렀다. 

팔팔 끓이다가 청양꼬치 댓개 쓸어넣고, 씹는 맛 있으라고 황태 째까 찢어넣고 조미료 대신 김치 넣고 대파 쓸어넣는다. 


또 팔팔 끓이는데 아뿔싸 물이 쫄아든다. 이러다 죽 되겄다. 명색이 메밀국죽인데..

국과 죽의 경계에서 오묘한 줄타기를 한다.



퍼노니 그럴싸한데 짐이 안나서 차가워보인다.

사진이라는게.. 실상은 뜨겁다.



싸래기 중에서도 쳐진거리로나 보이던 매밀쌀이 제법 퉁실퉁실해졌다.

메밀쌀을 얻으려면 메밀을 삶고 다시 말려 방아를 찧어야 한다 했다. 

강원도 농부의 공력으로 전라도 농사꾼이 끄니를 잇댄다.

맛? 좋타. 자세한 건 그저 미루어 짐작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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