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사향제비나비다"
아직 보지 못한 나비는 훨 귀하게 여겨진다. 
귀한 녀석을 본다 하고 열심히 사진기를 들이댄다. 
잠시 짬을 내 전화기 검색을 해봐도 역시 사향제비나비 맞다. 

그런데 이 녀석, 왜 이리 뒤뚱거리나?
잘 날지도 못하고.. 어디 다쳤나?
이리저리 살펴봐도 몸뚱이는 멀쩡한데 하는 짓은 영 석연치 않다.

다소 징그럽기도 하고..

집에 와서 자세히 들여다본다. 
보면 볼수록 좀 수상하다.  
정밀검색을 시행한다. 

'두줄제비나비붙이', 나비도 아닌 것이 나비를 닮아 '붙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독이 있는 사향제비나비를 닮아 천적의 공격으로부터 회피하려 한 '의태진화'[각주:1]의 전형적인 사례가 되겠다. 
그러고 보니 차이점이 눈에 들어온다.
머리 쪽 붉은 점도 그렇고.. 
끝이 뽀족한 더듬이는 피할 수 없는 나방의 징표.

음.. 내가 속았고 나방이 성공했다. 
인간계에도 이런 사례들이야 많지..
유사, 자칭, 사이비..
그래서 80년대에는 이런 표어도 있었다. 
"이웃집에 오신 손님 민정당인가 다시 보자!"

 

  1. 포식자의 공격으로부터 효과적인 방어를 할 수 있는 생물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유사한 색깔과 무늬를 공유한다는 점이다. ‘뮬러 의태(Mullerian mimicry)’는 나방, 말벌, 개구리, 그리고 조류 등 다양한 생물군에서 관찰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