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조선낫의 세상살이

상원사를 떠나 정선 귤암리로 간다. 

귤암리에는 정선 농민회장이 살고 있는데 고창과 정선 농민회는 자매지간이다. 

연을 맺은 지 얼마 안 되고 너무나 멀어 자매간의 정이 돈독하지 않다.  

정은 쌓아가면 되는 것이고..

 

간밤, 소나기라 하기에는 다소 긴 비가 내렸다. 

밤새 마신 술이 약간의 숙취로 남았다. 

자매간에 마주 앉아 오소리 중탕 한잔씩 마시며 속을 달랜다. 

농민회장은 읍 지회 공동경작한 콩밭 맨다 나가고 홀로 남아 할랑할랑 집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강원 남부 험악한 산중인지라 특별한 나비들이 적지 않다. 

매년 많은 나비를 만난다. 

 

황알락그늘나비 

점차 안개가 걷히고 해가 나오자 나비들도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깊은산녹색부전나비

깊은산녹색부전인가, 산녹색부전인가를 놓고 검토를 거듭했다. 

앞, 뒷날개 중앙부의 짤막한 막대 무늬가 미약하게 나타나고 뒷날개 아래 두 붉은색 점이 분리된 점을 동정 포인트 삼아 깊은산녹색부전나비로 봤다. 

그런데 날개를 살짝 편 사진의 뒷날개 외연 검은색 테가 넓게 보이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러니 산녹색부전나비일 수도 있다. 

두 나비 너무 닮았고 사는 곳도 비슷하니 그러려니 해 두자. 

 

왕오색나비 

바위 절개지에 앉은 왕오색나비를 본다. 

크다. 오색나비는 물론 네발나비과를 통틀어 가장 큰 나비다. 

 

밤오색나비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어 보호가 필요하다는데 이 곳에서 3년째 매년 본다. 

해발 400m 정도 되는 산지에 키가 2m쯤 되는 느릅나무가 있는 곳, 남한에서는 영월, 정선 지역에 출현한다 되어 있다. 

앞으로도 무탈하기를..

 

검은테떠들썩팔랑나비

작고 민첩하고 빠르다. 

그러니 떠들썩이라는 이름을 얻었겠지..

 

날개 접으니 다소 조신해보이기도 한다.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내 본래 여름밤 불빛에 유리창으로 달려드는 부나방을 떠올렸더랬다. 

터무니없는 연상이었다. 

석주명 박사는 "앞날개 중앙의 투명한 얼룩 한 개를 표현한 것으로 학명과도 일치한다" 밝히고 있다. 

 

정선까지 와서 콧등치기를 아니 먹고 갈 수 없다. 

국수 할라 겁나 좋아하는 사람이.. 

 

막걸리 석 잔에 아리아리~

사냥개 강아지 두 마리 얻어 싣고 남쪽으로 내달린다. 

나비 여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