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광장이 잔디광장으로 바뀌었다. 

44억이 들었다 한다. 

기존 시설 들어내고 새로 잔디 깔고 기타 조경에 그리 들었다는 것이겠다.  

저짝에 보이는 정자가 3억짜리라던가, 4억짜리라던가..

44억이면 잔디 말고 그냥 돈으로 깔아도 푹신하게 깔았겄다. 

좌우튼 그리 들었다 하니 그렇다 치자.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도청 앞 농민대회를 앞두고 냄시 나는 가축분 퇴비를 잔디광장 전면에 살포했다.

내 비록 심혈을 기울이지 못했다 하더라도 잔디 농사 20년이 넘었는데 이 시기에 이런 거름을 준 적도, 이렇게 농사짓는 사람을 본 적도 없다. 

잔디가 휴면 상태로 들어간 지금, 그것도 이미 광장 전면에 고루 뿌리를 내린 조건에서 유기질 퇴비를 뿌리다니..

내 그동안 농사를 잘못 지었단 말인가? 

 

하여 장성 삼서면에서 농사짓는 진짜 잔디 전문가에게 사진을 보내주고 자문을 구했다. 

 

전문가 입장에서 허나 마나 한 미친 짓거리지요. 
출하를 위해 재단 작업을 하는데, 그 기계로 재단을 한다면 잘린 단면에서 신초가 올라오니 이해라도 하지만,
밀식된 잔디에 유기물을 투입한다는 건 참...
무기물 위주로 관리를 해야 잔디가 건강해지는데.
사진을 확대해보면, 밀식도 좋고 깎기 작업도 수차례 한 잔디로 보입니다. 
묘역 잔디처럼 듬성듬성한 상태라면 유기물을 투입할 수 있겠죠.
하지만 사진 속 잔디는 건강해 보이고, 관리도 어림잡아 중급 정도는 되고 있는 잔디입니다.
휴면에 들어가는 잔디에다가 밥을 마구 쳐 먹이니 내년 병 걸릴 확률만 높인 꼴입니다.
영양 과다!!!
애기들 쌈 하듯 치졸하네요. 말하기도 싫다. 농민들 꼴 보기 싫다는 표현으로 해석됩니다.

 

지사 양반 그렇답니다. 

당신이 시킨 일인지, 충성스러운 부하들이 알아서 한 짓인지 알 수 없지만 

대한민국에서 내로라 하는 잔디 전문가가 "미친 짓"이라 하요.  

그냥 솔직히 농민들이 잔디밭에서 밥 먹는다 하니 그 꼴 보기 싫어 그리 했노라 이실직고하쇼. 

우리 동네 사람들, "추접 든지란 놈들 지랄 염병허고 자빠졌다" 그러요. 

우리 비록 이빨 앙당 물고 싸우고 있지만 이로고 추접 든지란 짓거리는 하지 맙시다. 

개가 웃을 일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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