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때쯤이었던지.. 형과 함께 장흥에 갔더랬다. 그것도 정초에..
난생처음이었는데 딱 세 가지 기억이 남아 있다. 
읍내를 관통해 흐르던 탐진강, 강 건너 산 중턱 며느리바위와 그에 얽힌 전설,
멋모르고 떠먹었다 곤욕을 치른 매생이 떡국. 

탐진강 뚝방에서 바라본 전경. 이제는 산 이름도 안다. 중턱에 며느리 바위가 우뚝 서 있는 억불산. 그 맞은편 호남정맥이 지나는 사자산, 제암산. 나는 언제쯤이나 정맥을 타고 내려와 저 산들을 지나게 될까?  

그 후 30여 년의 간극을 뛰어넘어 최근 몇 년 사이 이래저래 꽤 자주 오가는 고장이 되었으니..
어제는 산에 못 가는 대신 "장흥이나 가자" 하고 길을 나섰던 것이다.
산에는 왜 가지 못했는가? 발 병이 났다. 틀림없는 족저근막염, 적절한 치료대책이 필요하다. 

장흥에서는 뭘 했을까? 
몇 차례 자리를 옮겨가며 여러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음식과 다량의 술을 마셨다. 
그중에 하나 기억에 남길만한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닭도리탕'이다. 
맛을 잘 아는 냥반이 맛있는 집이라 했으니 믿고 기다렸다. 

도깨비방망이 닭도리탕

탐진강 뚝방길(순지남외길) 옆, 도깨비방망이는 식당 이름이다. 
배가 꽤 불러 있었음에도 참으로 맛나더라. 
닭고기 살은 연하고 부드러우며..
아쉽다. 술을 이미 꽤 마신 상태였던지라 그 맛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하겠다. 
다시 장흥에 가거든 또 가봐야겠다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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