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속이 허하여 뭔가 보가 될만한 묵직하고 시원한 국물이 간절하다. 

냉장고 속에서 늙어가는 우럭포가 생각났다. 

지난 설 무렵 보성 율포에서 사다 둔 것이다. 

서산 특급 요리사로부터 전수받은 대로 재현하기 위해 애썼다. 

애호박과 자그마한 배추 한 포기 사 왔다. 

현미 박박 문질러 어거지로 쌀뜨물 받아 날카로운 지느러미 제거한 우럭포 넣고 호박, 배춧잎, 다진 마늘, 청양고추 등을 넣어가며 끓인다 팔팔.. 

대가리를 꼭 넣으라는 말 잊지 않았다. 

새우젓 넣어 간을 맞추고 불을 살짝 줄여 진득하게 끓였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길 기다리지만 썩 우러나지 않는다. 

파 썰어넣고 끝.

 

 

그럭저럭 먹을만하다. 대략 만족..

국물이 시원하긴 하지만 기대했던 묵직한 맛은 우러나지 않았다. 

우럭포에 문제가 있나? 우럭포가 아닌가? 

냉동실 얼음 뺀다고 물에 너무 오래 담가뒀나? 

알 수가 없다. 

두 마리 남았으니 다시 끓여봐야겠다. 

 

'먹고 놀고.. > 먹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역국  (0) 2020.12.10
장흥 도깨비방망이 닭도리탕  (0) 2020.12.06
난생처음 떡볶이 요리  (0) 2020.07.06
표고버섯 들깨 파스타  (0) 2020.06.14
우렁이 된장볶음  (0) 2020.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