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오늘은 관덕정에서 출발하는 기행이 있다. 
아침 일찍 넘어가야 하니.. 
어디서 뜨는 해를 봐야 하는 생각에 오름들을 검색하던 차에 어승생악이 걸려들었다. 
'겨울철 일출 명소'라는 말에 혹 했다. 

1,100 도로 넘어 어리목 주차장에 차를 대고 어둠이 남아 있는 산길을 오른다. 
정상까지 1.3km, 잘 정비된 산길 따라 어려움 없이 걷는다. 
연일 계속되는 음주로 위와 식도에 피로가 누적된 탓인지 식도가 뜨겁고 답답하게 조여 온다. 
마치 폐 혹은 심장이 아픈 것처럼.. 
다시 술을 참아야 할 때가 된 듯하다. 

 

붉게 타오르나 싶더니 이내 잦아들고 만다. 
날이 안 좋은 것인지 눈이 없어서인지 밋밋하더라. 
한라산 너머 해 올라오기를 기다릴 수는 없겠고 올라온다 한들 뭐 그다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알림판이 서 있다. 
알고 보니 어승생악 정상은 왜놈들이 구축한 지하벙커로 요새화 되어 있더라. 
사진은 그 통풍구, 반대쪽에 한 개 더 있다.  
그런데 이게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라니..
음.. 어이가 없군. 
강제노역에 동원되었을 제주도민의 작품으로 보는 겐가?
설령 그렇다 치더라도 이는 '일제 강점기 식민 잔재(침략 흔적)' 정도로 바꿔야 맞다 생각된다. 

들어가 봤다. 
총안을 통해 제주시 일대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놈들의 전략대로 제주도에서 결사전을 치렀다면 어찌 되었을까를 생각하니 소름이 돋는다. 

북쪽 제주시 일대, 나지막한 오름들이 점점이..

동쪽 오름군

남쪽이야 한라산이 가로막고 있고..

남서쪽, 삼형제 오름이 예 있군..

굼부리 너머 서쪽, 노꼬메, 바리메 등의 가보지 못한 오름들이 줄지어 손짓한다. 
가볼 날이 있겄지.

눈 없는 겨울 한라산은 심심하기 짝이 없군..
폭설이 내린 한라산을 상상하며 터덜터덜 산을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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