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황, 박기순, 박영철, 백남신, 백인기

전주 출신 혹은 전주를 주무대로 활동했던 친일 반민족 행위자 다섯 놈.
귀하는 이 중에 알만한 자가 몇이나 되는가?
나는 이두황, 이 자만 알 뿐 나머지는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작자들이다. 
놈들은 역사의 단죄를 받았을까? 아님 최소한 죗값이라도 치렀을까?
이 자들의 후손들은 지금 어찌 살고 있을까?

날조와 왜곡, 은폐와 조작으로 덧칠된 놈들의 행적, 화려한 변신, 부와 권력의 승계..
대다수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은 그렇게 살아남았고 그 후예들은 오늘날 우리와 함께 동시대를 살고 있을 터,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놈들의 전모를 알지 못한 채 우리는 여전히 놈들의 발아래에서 굴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검증하고 파헤쳐 단죄하고 청산해야 한다.  

이 책은 일제 강점기 전주와 관련 있는 대표적 친일파 5인에 대한 기록이다. 
이 책의 저자 김재호(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 지부장은 전주와 전라북도에 산재한 친일 반민족 행위자들의 은폐, 조작된 행적을 파헤치고 그들이 남긴 잔재를 일소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평시 인상은 수더분하나 놈들 앞에 서면 조리 있는 말보다 억센 행동이 앞서는 행동파로만 여겨 왔다. 
헌데 이 책은 그런 나의 인식을 뿌리째 흔들어놓았다. 
저자는 자칫 지루하고 복잡할 수 있는 놈들의 성장과정과 은폐된 행적을 일목요연하게 복원하고 흥미진진하게 엮어 독자들 앞에 내놓는다. 
그의 붓끝은 흡사 능란한 칼잡이의 칼처럼 날카롭게 썩은 내 진동하는 놈들의 속살을 낱낱이 발라낸다.
그 솜씨가 탁월하여 손에 잡기만 하면 이 책은 쉬 읽힌다.
이런 책은 널리 보급되고 읽혀야 하는데 많이 찍지 않은 데다 비매품인지라 안타까움이 있다. 
여러 기관, 단체에서 이 책을 발행한 전주 전통문화연수원(www.dongheon.or.kr/)을 마구 두드려 책을 요구하면 혹 책을 더 찍어내지 않을까.. 
나부터 한 번 해봐야지..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되지 못하고, 기억되지 못한 역사는 반복되고 왜곡되는 법이다.   
- 저자 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