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에서 5월 초면 어김없이 이들이 온다. 
생김새는 다르나 같은 올빼미목인지라 닮은 점이 많다. 
올해는 솔부엉이 소리가 먼저 들리고 사나흘 후에 소쩍새가 울었다. 
5월 초 낮은 기온 탓이었는지 소쩍새 소리 과히 우렁차지 않았다. 
벌써 번식에 들어갔을까? 날이 갈수록 소쩍새 소리 뜸하다. 

번식이 시작되기 전 이들은 동료들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무래도 침입자로 간주하는 듯하다.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위협적으로 날아다니거나 나뭇가지에 앉아 가만히 노려보기도 한다. 
야행성인 데다 움직임이 은밀해서 보기 어려운 녀석들과 대면하기 좋을 때다. 
이것들이 와서 인사하지 않으니 내가 인사드리러 간다. 

소리를 틀어놓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날아와 앉았다. 
누구 많이 닮았는데 모르겠다. 

눈싸움 한 판을 벌인다. 

내 이겼다. 


호랑지빠귀가 찬조 출연했다. 
음침한 휘파람 소리를 내며 밤에 주로 우는 녀석이다. 
4월 초순에 도래한다 하니 솔부엉이나 소쩍새보다 먼저 온 녀석이다. 

솔부엉이 돌려보내고 소쩍새 소리를 튼다. 
여기저기서 소쩍새 소리 들려온다. 웬 놈이냐 하는 것이다. 
어째 안 나타난다 했더니 어느새 날아와 고요히 날 노려보고 있다.

 

이것은 위협 비행.. ㅎㄷㄷ

눈싸움

이겼다. 

다시..

또 이겼다. 

 

초점 잃은 눈으로 갸우뚱거린다. 
애실력 없으니 하는 짓이려니 한다. 

새끼 많이 낳고 편히 있다 잘 가거라. 
좀 우렁차게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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