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판 가지러 가는 길 갈곡천 하구 수앙 들판을 지난다. 
곰소만 깊숙이 자리한 너른 간척지인 이 곳은 철새 이동시기 많은 나그네새들이 쉬어가는 곳이다.
나는 이 곳에서 아메리카메추라기도요, 긴부리도요, 호사도요 등의 귀한 녀석들을 만난 바 있다. 
하여 이 곳을 지날 때면 귀한 녀석들 없는지 눈을 밝힌다. 
메추라기도요, 학도요, 청다리도요, 흑꼬리도요 등이 보인다. 
귀한 녀석 없다. 
저 멀리 황새 한 마리 보인다. 
압도적인 크기와 허리 아래 검은 깃털로 백로 무리와 쉽게 구분이 된다. 
예전 같으면 "와~ 황새다" 했겠으나 지금은 "음 저기 황새가 있군"이라 반응한다. 
황새 많이 늘었다. 
지난겨울 고창 일대에서 최대 80여 마리까지 일시에 관찰되었다 하니 늘어도 많이 늘었다. 
그래도 황샌데 보고는 가야지..

요즘 황새 까칠하지 않다. 
본래 텃새로 살던 황새들은 마을 주변에서 사람과 함께 살았으니 본성을 찾아가는 중이라 해야겠다. 
발에 찬 가락지로 신상을 턴다. 

작년에 태어난 수컷, 이름은 생생, 총각이다. 
야생에서 태어났다. 고향은 예산, 곧 생일이로군.. 세상 참 별 게 다 된다.
황새가 대략 30여 년 산다 하니 사람으로 치면 초딩 정도, 나보다 오래 살 수 있겠다. 
탈 없이 장수하길 바란다. 

 

황새는 겁나 무섭게 생겼다. 
저 우람한 부리에 찍히기라도 헐 작시면..
뼈도 못 추리겄다. 

'새, 나비, 풀, 꽃 > 새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돌 갯등 도요물떼새  (0) 2021.10.02
솔부엉이와 소쩍새  (0) 2021.05.16
맨 처음 흑산 탐조  (0) 2021.05.15
검은이마직박구리  (0) 2021.05.13
흑산 탐조 2  (0) 2021.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