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것 찾아먹기'는 여행하면서 겪는 즐거움 중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술을 좋아하고 술만큼이나 안주를 챙기는 사람들은 먹는 것 자체를 여행의 목적으로 삼기도 한다. 
더욱이 제주도까지 걸음을 한 바에야 맛난 것 챙겨 먹지 못하고 돌아간다면 두고두고 후회스러울 것이다.  
제주도를 찾은 이튿날 다랑쉬오름을 겨냥하고 나선 길, 점심으로 먹은 갈치 호박국의 시원한 맛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서귀포 시내 골목을 이리저리 돌아서 찾아간 하정 식당은 갈칫국으로 이름이 난 집인 모양이다.
갈칫국을 시켜놓고 한치물회로 먼저 입가심을 하였다.
겨울에 먹는 물회의 시원함 또한 별맛이다. 빙초산을 살짝 치니 맛이 더욱 좋아진다.

그냥 먹으라고 준 옥돔구이


드디어 갈치 호박국이 나왔다.
멀건 국물에 갈치 토막, 퍼대기 나물(배추 겉잎) 그리고 호박 한 점이 들어 있다.
국물을 한 술 떠보니 시원하고 담백한 맛이 보기와는 영판 다르다.
어떻게 그런 맛이 나는지 신기하다.
매운 걸 좋아하는지라 고춧가루를 한 숟갈 퍼 넣고 먹기 시작하는데 갈치가 얼마나 많이 들어 있는지 국물이 먼저 바닥난다. 
같이 간 일행들도 "어떻게 비린내 하나도 안 나고 이렇게 시원한 지 참 신기하다" 말한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깨끗이 핥아먹다시피 하였다.   
갈칫국 한 그릇으로 소주 한 병이 거뜬하다. 
제주도에 가시거든 갈치 호박국은 꼭 한번 드셔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