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장산에는 두릅순을 따러 다니는 사람들로 임도가 빡빡할 정도라고 한다.
여간 부지런하거나 자기만 아는 비밀스런 창고가 있지 않는 한 자연산 두릅을 맛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른 새벽 이슬을 털며 올라간 두릅밭이 이미 다른 사람이 지나간 다음일 때의 허탈한 심정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그래서 두릅을 따러 갈 때면 행여 다른 사람 손을 타지는 않았을까 하고  가슴이 뛴다.
가시 사나운 두릅나무 사이를 헤집어 순을 따 돌아오는 길은 향긋 쌉싸름한 맛도 맛이지만 남 먼저 부지런내서 따냈다는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올 봄, 그간 때를 맞추지 못하거나 덜 부지런하거나 하여 한번을 제대로 따먹어보지 못하던 두릅을 연이틀 따다 데쳐먹고 구워먹고 복이 터졌다.


처가집 장모님 손끝을 거쳐 알맞게 데쳐내고..


초장맛이 좋아야 쓴다.
감식초 넣고 매실 엑기스 넣고 파 쫑쫑 썰어넣으니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소주보다는 텁텁한 막걸리가 제격이다.


찍어먹고..


초장 발라 구워먹고..
쌉싸름한 향취가 한결 살아난다.


돌아누운 뒷태가 요염하기 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