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검거를 목적으로 한 탈출구 없는 강경진압.
건물 밑에서, 하늘에서 투입되는 경찰 특공대는 차라리 전쟁에 나서는 전사의 위용이었다.
작전의 최종 승인자는 막 선발된 경찰의 최고 수뇌 김석기.

도대체 놈은 어떤 그림을 구상했던 것일까?
무너지는 경제, 가속화되는 사회양극화 속에서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민중들의 생존권 투쟁.
그 어떠한 형태의 투쟁과 저항도 신속하고 무참하게 짓밟아주겠다는 본보기를 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1거3득'
이명박과 가진 자들을 수호하는 충견으로의 확실한 등극.
피도 눈물도 없는 진압을 통한 투쟁과 저항에 대한 기선제압.
개인적 명성과 출세를 위한 화려한 데뷔.

사진출처 민중의 소리


도심이 아니었다면 놈은 헬기라도 동원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늘에서는 줄을 타고 내려오고 밑에서는 한층 한층 건물을 접수하며 진입한 특공대.
특공대의 용감무쌍하고 단호한 작전 결과...
순식간에 제압되어 비맞은 장닭처럼 초라해진 흉악한 철거민들은 뒷결박이 지어지고 고개를 쳐박은 처참한 몰골로 
도열한 경찰의 숲을 지나 놈들의 온갖 조롱을 받으며 닭장차에 태워져 사라졌어야 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현장은 정리되고 다시 평화로운 대한민국의 일상이 열렸어야 했다.

그런데 한 순간에 모든 구상이 뻐그러지고 말았다.
왜? 무엇 때문에?
놈은 몰랐던 것이다. 아니 죽었다 깨어난다 해도 알 수 없을 것이다.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민중들의 처참한 삶이 어떠한지...
목숨을 내걸고 싸울 수밖에 없는 민중들의 투쟁이 어떻게 전개될 지...
퇴로까지 틀어막은 공권력의 난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지...
세상물정 모르는 풋강아지의 어설픈 난동은 천인공로할 참극으로 막을 내렸다.
결국 죽이기로 작정한 것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용산 철거민의 처참한 죽음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그 분들의 죽음은 새로운 투쟁의 거대한 서막이 될 것이다.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된다 했다. 
투쟁의 기름, 꽃병의 기름이 되어 다시 민중들의 가슴마다 차오르게 될 것이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