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재임1년, 대형 화재사건 잇달아

권나경 기자 / gwon4726@hanmail.net

개각이 단행된지 하루만인 20일, 용산 철거민 농성장에서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6명이나 발생하자 ‘이명박 대통령과 불의 악연’이 또 다시 회자되고 있다.

대통령 취임식을 앞둔 지난해 2월 10일, 국보 1호인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되고, 같은 달 21일에 광화문 정부 중앙 청사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당시 인터넷에선 이같은 주장을 담은 '봉황(주작)의 저주'라는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대통령 상징인 봉황 무늬를 없애려 해 불을 다스리는 (봉황의 형상을 한)주작이 ‘진노’해 불이 났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봉황 무늬 제거 이야기가 나오고 얼마 되지 않은 1월 7일에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5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중국교포 17명을 포함해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사고였다.

이후 7월 25일엔 경기 용인시 한 고시원에서 방화가 일어나 7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그로부터 석 달 후인 10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시원에서 방화가 일어나 6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하는 등 참혹한 사건이 이어졌다.

냉동창고 화재가 일어난 지 11개월만인 지난해 12월에는 이천 물류창고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해 6명이 숨졌다. 이 대통령 재임 1년 동안 끊임없이 대형 화재 사건이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 대통령과 떼어놓을 수 없는 ‘불’은 바로 ‘촛불’이다. 국민들이 현 정권과 여당의 정책에 실망해 시작한 촛불집회는 연인원 100만 명이 참여하며 몇 달 동안 지속됐고, 해를 넘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용산 철거민 화재 사건도 서민들의 생존권은 무시한 채 재개발 사업에만 몰두해 온 정부 정책과 무리한 진압이 함께 불러온 대형 인재라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 ‘불’의 악연이 또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더구나 촛불집회 과잉진압으로 물의를 빚었던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지 하루만에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김 내정자는 사고 발생 하루 전인 19일, “촛불집회를 강경진압했다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며 “불법폭력시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8년 한해 동안 발생한 대형 화재 사건

2008년 1월 7일- 경기 이천시 호법면 냉동창고 화재 (사망 40명, 10여명 부상)

2008년 2월 10일 - 대한민국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2008년 3월 1일 - 경북 김천시 코오롱유화 공장 화재 (2명 사망, 14명 부상)

2008년 3월 1일 -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주상복합건물 화재 (3명 사망, 20명 부상)

2008년 7월 25일 - 경기 용인시 김량장동 고시원 방화 (7명 사망, 6명 부상)

2008년 8월 20일 - 서울 은평구 대조동 나이트클럽 화재 (소방관 3명 사망)

2008년 10월 18일 - 서울 도봉구 창동 공사장 화재 (4명 사망)

2008년 10월 20일 -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시원 방화 (6명 사망, 7명 부상)

2008년 12월 5일 - 경기 이천시 마장면 물류창고 화재 (6명 사망, 1명 실종)
 
  • 기사입력: 2009-01-20 17:08:22
  • 최종편집: 2009-01-20 17:2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