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 대동하고 추석달을 세석에서..
녀석들은 자느라 나만 홀로 달을 맞았다. 
천왕봉을 코앞에 두고 내려와 뱀사골 어귀에서 닭 한 마리 삶아 먹는다. 
닭과 함께 나온 반찬, 닭껍질인가 했다. 
먹어보니 아삭아삭, 버섯이라네..
독특한 식감, 버섯 맞어? 
맛나다 맛나다 했더니 방금 산에서 내려온 버섯 한 차데기 내 차지가 되었다. 
간절하면 이뤄진다더니 이렇게 고마울 데가..

다발방패버섯(세코버섯)

세코버섯이라 했다. 산에서 본 것도 같고 알 듯 모를 듯..
전문가에게 의뢰하니 다발방패버섯, 세코버섯이라는 토박이 이름은 어찌하여 붙은 이름일까?
가늠이 안 된다. 좌우튼..
인터넷 뒤져 손질 방법, 먹는 방법 검색하니 우선 끓는 물에 데쳐 네 시간 이상 찬물에 우려 독성을 빼야 한다고..

하라는 대로 했다. 
양이 많다. 특유의 버섯 향이 코를 찌른다. 적절히 양을 나눠 냉동실에 넣어두고..
먼저 초무침에 도전해 본다. 

복분자식초, 참기름, 양파, 대파, 깨소금, 간장 등을 적절히 넣고 조물조물..

세코버섯초무침

지리산 세코버섯초무침이 내 손 끝에서 태어났다. 
마치 골뱅이 무침, 아삭한 식감은 일품인데 버섯 특유의 들척지근한 향이 고집스레 남이 있다. 
하여 빙초산을 써야 한다 했을까? 
그래도 맛나다, 잘 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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