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비가 내렸다. 마치 장맛비..
가을일 끝내지 못한 농민들 애가 자진한다, 징한 놈의 비
춥다, 겨울을 재촉하는 듯..
간만에 남도행, 영광에서 강진 거쳐 장흥까지..
장흥 사는 홍규 형, 
해장부터 각종 김치를 꺼내더니 바리바리 싸준다. 
김치 담는 재미로 사신다고. 술에는 흥미를 잃어버린 듯..

내가 도달하지 못할 경지, 내공 깊은 홀아비
골고루도 담았다. 총각김치, 무채지, 고들빼기김치
간이 예술, 짜도 싱겁도 않다. 
맛도 예술, 아삭하고 시원하다. 
적당히 익혀서 새곰하기까지, 천상 전라도 김치
자알~ 묵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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