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혈당측정기를 처음 착용한 것은 6월 초 모내기 무렵이었다. 
그간 8번, 어제 다시 9번째 측정기를 몸에 달았다. 
연속혈당측정기는 나의 몸과 마음에 혁명적 변화를 불러왔다. 
연속혈당측정기 탓에 식후 두 시간 사이의 혈당변화를 중요하게 여기게 됐고, 
(눈에 빤히 보이는데 안 그럴 수가 없다)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를 불러오지 않는 식단과 식습관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쌓이다보니,
몸무게가 시나브로 자연스레 줄었다.  
음식에 대한 탐닉이 사라지고 술이 멀어졌다. 
대략 8kg 정도가 줄었고, 식후 혈당 곡선이 완만해지고 낮아져 활화산처럼 융기하던 혈당 스파이크가 사라졌다. 
식후 운동과 혈당의 관계 또한 눈으로 확인하게 되니 활동량도 늘어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혈당스파이크가 사라지면서 겪게 되는 몸의 변화는 한 마디로 '가벼움'과 '상쾌함'이다. 
겸험해보시면 알겠는데 뭐 이런 경험 필요없는 건강상태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겠다. 

간밤 내 혈당이 이랬다고? 무슨 잔치판을 벌였나..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번이 마지막이다 하다가도 다시 연속혈당측정기를 몸에 달에 되는 것이다. 
이것도 중독인가? 어떤 이는 그것도 스트레스 아니냐 묻는다. 
아니다, 그냥 재밌다. 이것은 성격 차이일 수 있겠다. 
어차피 관리해야 하는 혈당, 실시간으로 그 변화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게 흥미롭다. 
그리고 강력한 동기가 된다. 
처음 "당신 당뇨병이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을 때 당화혈색소 수치가 7.8이었다. 
약을 먹지 않겠다 말하는 나를 당황스레 바라보던 의사 얼굴이 떠오른다. 
지금은 5.8~5.9, 5.7 미만으로 낮춰보는 게 목표긴 한데 그것이 가능할지, 온당한 목표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낼 모레가 60인데..
내가 쓰는 연속혈당측정기(케어센스 에어)는 부착 초기 겁나 버벅거리고,
경우에 따라 매우 이상하게 행동하기도 한다. 
국산이고 상대적으로 싸고 사용기간도 긴 탓에 이 제품만 썼는데 이럴 땐 신뢰가 급격히 떨어진다. 
가장 신뢰를 떨어뜨리는 건 사측의 대응이다. 
자신들의 물건에는 티끌만큼의 문제도 없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다.
나는 언제면 이 물건 없이 생활할 수 있을까? 
그것은 나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좀 더 확고히 자리잡았을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날을 위해 오늘도 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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