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장군 세트 - 전12권녹두장군 세트 - 전12권 -
10점
송기숙 지음/시대의창


 

소설 [녹두장군]
지난해 11월 말 지나던 길에 우연히 들른 김개남 장군 묘역에서 느낀 바 있어 녹두장군 한 질을 주문해 받아놓고 읽기 시작했으니 날수로는 거의 세 달이 걸린 셈이다.
물론 집중해서 읽은 시간을 헤아린다면 이보다는 짧은 기간일 것이다.
마지막 12권에서는 애써 속도를 늦춰가며 책을 잡았다 놓기를 여러 차례, 온 산하를 흰 옷과 붉은 피로 물들이며 쓰러져간 갑오 농민군 영령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송구함 때문이었다.
나라를 송두리째 말아먹고 팔아먹고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제 배때기를 불려 온 놈들은 오늘날까지도 세습된 권세를 누리며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반면 외세의 침탈과 지배자의 수탈에 맞서 봉기하였던 농민군의 후예들은 지금도 항쟁을 꿈꾸고 있다.
아니 항쟁이 아니면 더 이상 농민일 수 없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다.
100여 년 전과 지금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가?
소설 녹두장군은 그 해답을 준다. 그리고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소설 속 녹두장군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육신은 죽더라도 외세를 물리치고 나라를 건지다 죽은 우리 정신은 우리 자손들 가슴에 영원히 살아남을 것입니다."
"우리들이 당하는 것 너무 한탄하지 마십시오. 우리 후손들 대에는 틀림없이 백성들 세상이 옵니다. 가정 하나를 바로잡자 해도 힘이 드는데 세상을 바로잡기가 쉬운 일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