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5일 마지막으로 보고 어제 다시 만났으니 백여일만의 대면이다.
허실 삼아 가본건데 직감이 어긋나지 않았다.
올망졸망한 새끼들을 거느린 수컷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때는 다시 한달을 더 거슬러 올라간다.
그 녀석이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정말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어디 갔다 왔을까?
갔다 온 것은 나인가.. 녀석들인가..
좌우튼 반갑다.


지난 6월 5일 마지막으로 보았던 외로운 암컷의 모습.


두 녀석을 보았다.
올해 새로 성장한 녀석들로 생각되지만 좀 더 두고 봐야 알 일이다. 
귀한 녀석들이 이런 깨골창에서 살아가리라고 그 누가 생각할 수 있을까? 
워낙 타고난 은신술 덕에 우리 눈에 띄지 않을 뿐 본래부터 텃새였거나 텃새화되었다고 봐야 하겠다. 


역광 속에 그대가 있다. 언제 봐도 단아한 눈매..


녀석의 행동을 보니 필시 몇마리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 나오지 마 사람 있어"
이 녀석도 몇초 후 슬금슬금 풀숲 사이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