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이 온통 풀바다.
정갈하게 관리되어야 할 장꽝이 풀에 잠겼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장꽝은 주인을 잃었다.
허울만이라도 유지해왔었는데 그나마 무너지고 말았다.
며느리밑씻개, 매서운 발톱을 가진 녀석이 인간의 영역을 넘보며 너울거린다.
죽여도 죽여도 살아오는 좀비마냥..
모기장이 위태로와 보인다.
늦은 벌초를 마치고 집안에 손을 대자고 하니 영 엄두가 나질 않는다.
비는 내리고..
앞마당 어찌어찌 손대고 나니 날이 저물어버렸다.
추석 연휴가 꿈만 같다.
추석 전날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풀을 치웠다.
한나잘 걸렸다.
겉보기라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표시라도 남겨야 되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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