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 다녀왔다. 실로 오랫만에.. 
1박2일. 
산은 그대로인데 나도 그대로일까? 
세상만물은 변한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가 좋을 때가 있다. 
지리산이 주는 장엄한 기운과 그 산을 내가 땀흘려 오를 수 있는 건강과 패기. 


삼신봉을 올라 남부능선을 거슬러 주릉에 당도하고자 하였으나 비가 오는 관계로 대성골로 들머리를 변경하였다. 
주릉에 이르는 내내 비는 그치지 않고.. 멀게만 느껴지던 남부능선의 짧은 구간이 팍팍하기도 하였다. 
세석을 지나 촛대봉을 넘자 비가 그치고 잠시나마 산줄기를 언뜻언뜻 보여주었다. 


눙선에는 여름꽃과 가을꽃이 뒤섞여 피어 있다. 
구절초가 벌써 피었다.
며느리밥풀꽃, 산오이풀, 난장이바위솔, 쑥부쟁이, 송이풀, 모싯대 등의 꽃들이 보인다.  


장터목 산장에 도달하였다. 
산장 예약도 없이 비박을 각오하고 왔으나 계속 비는 내리고..
걱정을 뒤로 하고 뜨거운 라면국물에 들이키는 찬 쏘주가 참 좋다. 
다행히 예약없이 산에 오른 사람들까지 산장에 모두 수용되었다. 

새벽에 눈을 뜨니 하늘 군데군데 별이 총총하다. 
행장을 추려 천왕봉에 당도하니 딱 일출시각. 

일출시각 이후 30~40분이 지나서야 구름장 작은 틈새기로 햇살이 퍼진다. 


일출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일시에 탄성을 내어놓는다. 


정상 표지석 앞에서 모종의 결의를 다지고..


이제 하산이다.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가득하다. 


멀리 반야봉이 보이고..


섬진강가 구름바다 


산을 내려오는 내내 장엄한 산줄기가 눈을 사로잡는다. 


함께 했던 산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