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흐건 참새 봤는가?"

고부에서 농사짓는 택근이형 전화를 받고 집에 내려간 김에 흰참새를 보러 갔다. 

고부, 우리집에서 멀지 않다. 

한 5~6천평쯤 되어보이는 넓은 밭에 기장을 갈아놓았다. 

기장은 수수, 조 등과 함께 오곡밥에 들어가는 중요한 잡곡 중의 하나이며, 7~8천년 전의 고대로부터 재배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기장이 익어간다. 

장마통에 쓰러져서 그렇지 농사는 잘 되었다. 

고부 참새들 다 모이기라도 한 듯 기장밭 이곳 저곳에 수천마리는 되어보이는 참새떼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기장을 먹고 있다. 

참새가 기장 다 먹는다고 걱정했더니 새 주고도 충분히 남는단다. 

그나 참새들 복 터졌다. 

기장 타조하고 나면 이 많은 참새들 뭇 묵고 살지, 논으로 달려들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비는 내리고 이 수많은 참새떼 속에서 흰참새를 어찌 찾을까 걱정되었다.

그러나 걱정도 잠시 하얀 참새는 쉽게 눈에 띄었다. 

밭이 워낙 커서 거리가 멀 뿐 초록 배경에 흰 색이 눈에 잘 띈다.  





날이 워낙 좋지 않아 훗날을 기약하고 돌아왔다. 

1주일여만에 다시 갔다. 

참새떼들은 여전하다. 이번에도 흰참새는 쉽게 눈에 띄었다. 

역시 거리가 너무 멀다. 날은 무덥고..

흰색이라 그런가 더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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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알비노)현상, 선천적인 멜라닌 색소 결핍으로 발생한다. 

흰까마귀, 흰까치 등 새들 가운데에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유난히 흰색을 좋아라 하는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좋은 징조를 몰고 오는 길조로 여겨왔다. 

고부땅 기장밭에 나타난 흰참새는 무슨 좋은 징조를 예고하는 것일까?

한가한날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