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까울새, 이 꼬마둥이가 정말 유럽에서 왔을까?
꼬까울새, European Robin.
2006년 홍도에 나타나 국내 미기록종으로 이름을 올린 귀한 녀석이 서울 한복판에 나타났다.
예가 어디라고 서울까지 거침없이 날아든 녀석도 대단하지만 이 녀석을 발견하신 분도 대단하다.
이 녀석이 주로 서식하는 유럽에서는 우리나라 딱새만큼이나 흔하고 사람과 친숙하게 지내는 모양이다.
본고장을 떠나 이역만리 날아든 녀석의 출현에 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환호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다.
하지만 지나쳐서는 안 되겠다.
무슨 연유로 어떤 경로를 거쳐 서울에까지 오게 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편히 쉬다 제갈길 가게 해야 할 것이다.
일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인지라 시간을 내어 녀석을 보러 갔다.
어디에 있을까, 볼 수는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새를 기다리는 많은 탐조객들의 무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진빨을 위해 돌, 이끼, 나무 등걸 등의 소품이 놓여 있고 그 앞에서 덤불 속에 들어간 녀석이 다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을 과히 경계하지 않는 녀석이라 하지만 이러고 있어도 새가 나올까 싶은 풍경이다.
20여 분을 기다렸을까? 덤불 속의 새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순 왁자지껄한 소음이 사라지고 카메라 셔터 소리가 작렬한다.
짜식 까칠하긴.. ㅎㅎ 새들의 앞모습은 몹시 무뚝뚝하다.
사람들의 바람대로 녀석이 횃대 위에 폴짝 뛰어올라 갖가지 포즈를 취한다.
횃대 위에는 물론 새가 먹을만한 갖가지 미끼가 놓여 있다.
2~3분이나 되었을까? 짧은 시간이었다.
자전거 한대 휙 지나가고 녀석은 다시 덤불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사람들의 탄식.. ㅎㅎ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녀석은 다시 나오겠지만.. 서둘러 돌아왔다.
새가 사라지자 다시 왁자하게 떠들어대는 사람들, 횃대를 바꾼다 어쩐다 하며 거침없이 행동하는 사람들과 한자리에 있기가 몹시 불편했다.
때깔만 다르지 우리나라 딱새와 하는 짓이 몹시 닮았다.
저 작은 몸뚱이로 어찌 예까지 왔을까? 신비로운 녀석, 잘 쉬다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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