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경북의 고추농가들이 도청 앞에 고추를 야적하고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다. 

안동, 청송, 봉화, 영양 등 경북 북부지역은 우리나라 최대의 고추 주산지들이 밀집되어 있다. 

전농 경북도연맹과 전여농 경북연합, 경북 고추생산자 비대위는 경북도청 정문 앞에 건고추 3톤(5천근)을 야적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이후 투쟁의 결의를 밝혔다. 

경북지역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최대 근거지이다. 

하지만 이날 농민들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거침없는 분노를 쏟아내며 농업을 무시하고 농민을 짓밟는 박근혜 농정을 거세게 비판하였다. 

특히 대통령 박근혜가 후보시절 쏟아낸 농업관련 공약이 단 한가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정부를 갈아치워야 한다고 성토하기도 하였다. 



<민생 속으로! 세계 속으로!> 이들이 말하는 민생의 현장은 도대체 어디인가? 민생을 찾아 세계일주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생산비 보장을 요구하며 고추를 야적하는 농민들이야말로 가장 절실한, 민생의 기치를 들고 달려갔어야 할 대상이 아니겠는가? 

도청 정문에 걸린 명색 뿐인 거짓구호에 헛구역질이 올라온다. 



<희망찬 경북>은 어떻게 가능한가?  

시대착오적인 새마을운동 깃발을 내세워 박정희와 그 딸 박근혜에 아부굴종하는 헛된 구호로는 어느것 하나 이룰 수 있는 것이 없다. 

투쟁하는 민중, 민중들의 투쟁에 의해서만이 희망찬 미래는 개척될 수 있다. 

유신독재 시절로 되돌아가고자 획책하는 박근혜 정권의 음모가 노골화되는 지금, 때문에 경북농민들의 투쟁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하겠다. 

가장 굳건한 지지층조차 외면하고 등돌리게 하는 박근혜 정권에 미래는 없다. 


의성군 고추생산자연합회 부회장 신창영


“의성에서 고추농사 30년 지었습니다. 요즘 내 돈 들여서 고추를 팔고 있어요. 농촌 쥐어 짜서 도시에 다 가져다주는 거예요. 박근혜 대통령도 고추 먹습니다. 박정희가 왜 욕먹었습니까. 농민 밟아서 도시근로자, 대기업 살려서 그랬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박정희에게 배웠습니다. 정부는 우리 농민들을 죽이면 잘살 거로 생각하는데, 우린 죽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물가 잡는다 하며 농사꾼을 잡고 있습니다. 농업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국민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 믿고 어떻게 정책을 맡기겠습니까?” 


“농민은 40년 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정부에 밟혀왔습니다. 언제까지 밟혀야 합니까? 이 정부 한번 갈아치워야 합니다. 그래야 농민의 삶의 질이 나아집니다. 한국이 선진국이 됐다지만 농민은 아직 후진국에 살고 있습니다” 




[경북 고추농가 적재투쟁 결의문]

정부수매가 1만원 보장! 정부수매량 12,000톤으로 확대! 중국산 고추수입 즉각 중단하라!




올해 유난히도 무더웠던 날씨와 싸우며, 목숨 걸고 수확한 고추값이 폭락하여 작년 가격에 반토막도 모자라 세토막, 네토막이 나고 있다

고추가격의 폭락은 정부의 무분별한 농산물수입정책 때문이다!

고추 재배면적은 2001년 7만㏊에서 2011년 4만㏊로 줄었고, 건고추 생산량은 2001년 18만t을 넘던 것이 2012년 10만t으로 감소했다. 그런데 지난 3년간 국내에 들어온 수입고추는 총 29만여톤에 달한다.

이처럼 물밀듯 들어오는 중국산 수입고추 홍수 속에 고추 자급률이 40%대로 추락하였고, 많은 농민들이 고추농사를 포기하여 면적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대량의 중국산 수입고추로 인해 고추값이 폭락했음은 너무도 명백한 사실이다.

정부는 건고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수매를 발표했지만 농민참여를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수매가격과 수매량을 정해놓고 있어 오히려 농민들의 혼란과 불신만 키우고 있다.

현재 정부가 시행하고자 하는 고추 정부수매는 고추농가의 생산비를 전혀 보장해 줄 수 없는 허울 좋은 껍데기에 불과하고 고추값 하락을 부추길 뿐이다.

우리 농민들은 다음해 농사를 기약할 수 없는 절박함과 땀 흘린 노동의 정당한 댓가도 받을 수 없어 자식같은 고추를 길바닥에 적재하고 절규할 수 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에 분노한다.

전농 경북도연맹과 전여농 경북연합, 경북 고추생산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와 경상북도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박근혜 정부에 요구한다! 


1) 건고추 정부수매가 1만원을 보장하라!

2) 정부수매량 12,000톤(전국고추생산량의 10%) 이상으로 확대하라!

3) 생산농민이 참여하는 고추수매위원회 구성하라!

4) 중국산 고추수입 즉각 중단하고, 기존의 수입물량을 격리조치하라!



경상북도에 요구한다!


1) 경상북도 고추 재배농가를 위한 특별지원금을 즉시 투입하라!

2)농업인 경영안정 및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에 앞장서라!




2013년 10월 15일


전국농민회총연맹 경북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북도연합

경북 고추생산자 비상대책위원회